해운대구 집 값, 8·2대책 이후 뚝뚝
랜드마크 상징성은 여전하지만…"부촌은 부촌일 뿐, 투자 대체재 아냐"
[부산=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부동산은 망해도 해운대는 안 망한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부산 해운대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11% 떨어졌다. 이는 전국(0.01% 상승) 및 부산(0.06% 하락) 평균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은 0.29% 올랐고 서울 중에서도 송파구(1.1%), 양천구(0.77)%, 강남구(0.7%) 집값은 치솟았다.
◆마천루의 자존심 꺾였다…8월 이후 뚝뚝= 수년 간 상승세를 탔던 해운대구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8ㆍ2 부동산대책 이후 냉각기를 거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부동산 114 기준 3.3㎡당 1277만원 선이던 집값은 8월 말 1273만원으로 밀렸고 6주 연속 하락한 끝에 지난 12일 기준 1257만원까지 떨어졌다.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기준으로는 8ㆍ2대책 직후인 8월 둘째주부터 지난 8일까지 22주 연속 단 한 차례도 반등하지 못했다.
분양시장은 더 얼어붙었다. 올해 해운대구 내에서 처음 등장한 청약 물량인 '센텀 천일 스카이 원'의 일부 평형대는 지난 11일 마감된 1순위 청약이 미달됐다. 전용 69㎡, 73㎡, 81㎡의 경우 공급 가구수보다 신청건이 낮았다. 69㎡ 타입은 73가구가 공급됐으나 해당 지역 접수건은 63건, 기타지역은 9건에 그쳤다. 109가구가 공급된 81㎡ 타입 역시 해당지역 접수건은 100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455대1이라는 전국 최고 청약경쟁률이 나왔다는 사실조차 잊혀진 상태다. 해운대구 재송동 A 중개 관계자는 "실수요자에게 인기 많은 중소형 아파트에 역세권이지만 예전 수준의 청약경쟁률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린ㆍ센텀시티는 부촌일 뿐…투자 대체재 아냐"= 해운대의 랜드마크인 마린시티 일대는 보합권에서 힘겹게 집값을 방어중이다. 마린시티의 '두산위브더제니스'의 평균 매매가는 3.3㎡ 기준 수개월 째 제자리 걸음을 하다 지난 12일 기준 1603만원으로 0.21%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8억1000만~8억4000만원 선에 거래된 전용 118㎡의 경우 지난달 8억2000만~8억7000만원에, 12억~12억9000만원에 매매된 전용 168㎡는 12억90000만~13억8940만원 선에 팔렸다.
해운대구 우동 B 중개 관계자는 "그동안 마린시티, 센텀시티 쪽은 꾸준히 오르다가 최근 들어서 수개월 째 제자리에 머물거나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단계"라면서 "거래도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우동 C 중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이 나온 이후에 한꺼번에 3개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도 있었지만, 급매가는 아니었다"면서 "자산가들의 경우 4월 양도세 이슈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산을 비롯한 지방권에서 특정 지역이나 랜드마크가 강남4구의 투자 대체재로서 기능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지방에 대한 거주 수요를 봤을 때 지방의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강남 일부 지역에 대한 투자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부산 해운대구 역시 다른 지역보다는 비싼 값에 매매되는 부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똘똘한 한 채의 개념이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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