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대 압박'의 결과 북한이 남북대화 테이블에 나왔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의 정세 변화는 지난해 11월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전략국가)를 내세워, 대화공세와 평화공세를 동시에 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측의 편의 보장, 군사적 긴장완화와 한반도 평화적 환경 마련을 위한 군사당국회담 개최, 남북선언 존중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결 등을 골자로 한 합의가 도출됐다. 이번 고위급회담은 북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큰 마찰 없이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동안 평창올림픽 참가여부를 밝히지 않고 핵ㆍ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전략도발을 지속해 온 북한이 참가를 결정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평화로운 환경이 조성됐다.
군사당국회담의 경우, 애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베를린 구상을 발표할 때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함께 제안했지만 북측이 응하지 않다가 이번에 수용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위기가 고조돼 긴장완화가 시급하다는 데 남과 북이 인식을 함께했기 때문으로 올림픽 대표단 파견과정에서 필요한 군사적 보장과 편의를 우선 논의하기 위한 것이지만 추후 군사분계선상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문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핵 고도화에 따른 갈등문제, 한미연합군사연습과 미국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문제 등 군사현안 전반으로 의제가 확대될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 막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복원 그리고 북핵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평창평화'가 한반도 영구평화로 가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국면전환의 기회를 잘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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