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뉴온 , 노블엠앤비 , 티사이언티픽 , 비덴트 등 비트코인 관련주들은 이날 장 시작과 함께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적게는 4%대에서 많게는 10%를 훌쩍 뛰어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정부의 규제 방침을 무색케 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가상통화는 화폐도 아니고 금융상품도 아니다"라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투기대상으로서의 성격을 매우 우려하는 입장을 밝혔다. 또 최 원장은 "제도권 금융사의 가상통화 거래 관여를 철저히 금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앞서 지난 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밝힌 가상통화의 제도권 편입 불가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연일 이어지는 정부의 경고 속에서도 비트코인 열풍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도 '가상통화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가상통화 관련주 10여 종목의 주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16일 97.73포인트에 머물던 지수는 이달 7일 156.75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정부의 가상통화 규제설이 제기된 이후부턴 급락하기 시작해 최근 13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9월1일 주가를 100으로 환산해 수치화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일 이후 비트코인의 거품논란과 함께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시작되자 비트코인 관련주도 급락하기 시작했다. 2~3거래일 만에 무려 30~40%대나 폭락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던 지난 11일에는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특이한 점은 이후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일자 비트코인 관련주가 오히려 반등했다는 것이다. 부처와 업계 일각에서 비트코인을 완전히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고, 특히 은행권의 가상계좌 폐쇄에도 해외거래소와 해외계좌를 통해 얼마든지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오히려 투자행렬이 해외거래소로 옮겨져 음성적 거래가 횡행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외신들도 한국에서의 비트코인 광풍을 주목하고 있다. 심지어 '김치 프리미엄'이란 말까지 생겼다. 이는 똑같은 투자 종목이 한국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한국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30% 정도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최근 비트코인 열풍을 이끌고 있다며 지난주에는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미국의 거래량을 추월했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한국보다 뜨거운 곳은 없다고도 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에서 비트코인은 미국보다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등 비트코인 광풍이 불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비트코인과의 전쟁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가상통화 테마주에 대한 거래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사업 관련성이 없는 종목을 '수혜주'로 포장하는 등 가상통화 사업 관련 허위ㆍ과장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통화 관련주는 가상통화 시세 변동과 규제 등에 따라 주가가 급변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투자는 큰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풍문만으로 관련 주식거래가 급증하면 단타매매 등 투기세력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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