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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보다 춥다, 청년 취업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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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충격 30대 초반까지 확산…니트족 비중 4%수준까지 상승

日보다 춥다, 청년 취업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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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20대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어서면서 일본의 '취업빙하기' 때보다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 수준이 더 악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세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고용 충격이 30대 초반으로까지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30대 가구의 소비 성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2000년대에 평균 7~8% 수준에서 등락했다면 2010년에는 8%를 넘어 11월 기준 9.2%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88만원세대, 3포세대 등 한층 어려워진 청년취업난을 반영하는 신조어도 2000년대 후반 이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잃어버린 세대라는 말이 경제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일본의 장기침체 이후다. 일본에서는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청년들의 심각한 취업난이 10년 이상 지속됐다. 취업빙하기로 비유할 정도였다. 취업빙하기의 시작시점은 1993~1995년, 종료시점은 2003~2005년으로 보고 있는데 1991년 81.3%였던 대학졸업자 취업률은 2003년 55% 수준까지 떨어졌다.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율도 1990년 20.5%에서 2005년 47.7%까지 높아져 전 연령 평균 비정규직 비율(33%)보다 높았다. 비정규직 충격이 대부분 청년층에 집중된 셈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일본 취업빙하기세대와 비교해보더라도 실업률 등 고용지표는 더 우려스럽다. 일본의 1993년과 우리나라의 2009년을 잃어버린 세대의 시작시점으로 보고 청년실업률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더 높다. 일본은 청년실업률이 2003년 10.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10월까지 20대 청년실업률이 10.1%로 일본의 피크 수준에 달하고 있어서다. 공식적인 실업률뿐만 아니라 '쉬었음' 혹은 '고시나 취직 준비 중인 비공식 실업자'를 더한 이른바 20대 취업예비군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1월 공식실업자(87만4000명)보다 많은 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취업빙하기 중에 다른 연령대도 고용 충격을 받았으나 우리나라는 중장년 연령층의 고용 상황은 나빠지지 않는 가운데 청년층에만 충격이 집중되고 있다"며 "성장 저하에도 전체 고용 창출이 줄지 않았으나 서비스 중심 성장이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직 실패 기간이 20대를 넘어 30대까지 길어지면서 노동시장을 아예 이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30대 초반 니트족(NEETㆍ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비중도 금융위기 이전 2.9%에서 최근 4%수준까지 상승했다. 구직을 포기한 상태로 30대에 진입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임금 측면에서도 30대 후반 연령층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소비에도 영향을 끼쳐 40대 가구 대비 30대 가구의 소비 성향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실제 전체 신규 등록 자동차의 30대 차주 비중은 지난 5년간 25%에서 18%로 하락했다.

고용 충격이 청년층에 집중되는 만큼 더 과감한 청년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실업 문제는 청년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빈곤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청년층의 빈곤이 전 생애로 이어지면 여생에 걸쳐 국가 재정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청년층과 다른 연령층의 고용 상황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 청년 고용에 대한 지원을 과감하게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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