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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 노출 FTA 재협상 전략…美 파상공세 대응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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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양보 못할 레드라인…장관·관계자 발언 잇단 공개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농산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다." "미국 셰일가스를 좀 더 사면서 접근할 것이다." "미국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 한미 FTA를 폐기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들이 공개 발언한 내용들이다.

이에 대해 통상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은 공개적으로 우리의 패를 완전히 노출한 것과 진배없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협상은 총만 안 든 전쟁이나 다름없어 최대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안덕근 서울대국제대학원 교수는 23일 "우리의 패를 보이는 것은 미국 측만 이롭게 하는 일"이라며 "중립적이면서도 객관적인 근거로 양국에 균형 잡힌 재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이어 "기업과 국회, 정치권, 시민사회 등과의 충분한 논의와 협조를 통해 전략을 발굴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만약 길이 없으면 새로운 길을 만드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역시 "전체적인 그림에서 한미 FTA 재협상과 연계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실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에 수입되는 한국 세탁기 때문에 자국 세탁기 산업이 피해를 보았다며 삼성ㆍLG전자 제품에 최고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는 의견을 결정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세탁기의 약 90%가 한국 제품이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허 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는 신호탄이 터졌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산업부를 중심으로 국익 차원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얻어낼 것인지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분야를 드러내놓고 협상하기 시작하면 얻어낼 분야도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미국 측이 한국산 철강 등을 상대로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적용한 '불리한 가용정보(AFA)' 규정의 예외 조항 및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도(ISD) 남용 방지, 환경보호 규제 권리, 중소기업 보호 등 우리 측에 유리한 새로운 조항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미국 측은 미국 반입 자동차 관세 2.5% 부활, 미국 자동차 수출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한국산 철강 관세율 인상, 농산물 분야 즉각 관세철폐와 추가개방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요구들이 미 통상 당국자들 발언으로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 미국 측은 우리가 양보불가 방침을 공식화한 쌀 조기 개방, 쇠고기 추가 개방 문제를 건드리며 자동차, 철강 분야 등에서 협상을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끌고 갈 것이라는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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