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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 캠프 출신 '올드보이', 금융 낙하산 못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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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청와대가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올드보이’를 금융협회장이나 금융기관장 등에 내려 보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현역에서 물러난 지 10년 정도 된 원로급 인사들이 캠프에서 활동한 경력과 청와대 참모들과의 친분을 등에 업고 금융계 요직을 차지하기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자 청와대가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가 원로급 인사를 내려 보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분야는 금융계에 국한된 것이어서 경제계 다른 분야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달 말과 다음 달에 후임 협회장을 선출하는 전국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 인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에는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은 홍재형(79) 전 경제부총리가 포함돼 있다.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 사진/연합뉴스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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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다른 분야는 제쳐두고 금융계에 캠프 출신 원로급 인사를 내려 보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유독 낙하산 인사가 많고 세대교체가 더딘 분야라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금융계는 원로급 인사들이 오래 자리를 지키거나 회전문 식으로 여러 자리를 맡으면서 물갈이가 안 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라면서 “세대교체를 촉진시켜야 할 분야에 캠프 출신 원로급 인사를 내려 보내는 것은 곤란하다는 컨센서스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하면서 올드보이의 기준을 '만 70세 이상' 등으로 명확하게 설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분이 어울리는 자리도 있어서 무 자르듯이 할 수는 없지만 사회 통념상 지나치게 나이가 많다고 생각되는 분은 곤란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김용덕(67) 전 위원장이 9년간의 야인 생활을 끝내고 손해보험협회장에 선임되는 과정에서 비판여론이 비등했던 것도 청와대가 이런 방침을 정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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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내부에는 관료 출신이 민간협회장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고 나이나 경력 등을 봤을 때 김 전 위원장이 손보협회장을 맡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대선 공신’을 예우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김 전 위원장이 손보협회장을 맡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 정책자문단인 '10년의힘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은 선거에 공이 있는 만큼 손보협회장으로 보내기로 했지만 금융계에 ‘올드보이’는 더 이상 안 내려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방침을 최근 홍 전 부총리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부총리가 청와대 방침을 흔쾌히 수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계 주요 기관장에 관료 출신 ‘올드보이’가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청와대의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운열 민주당 의원이 “최근 금융협회장 세평을 보면서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하자 “그런 분들이 오실 우려가 있다면 그렇게(대통령에게 진언)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후임 회장을 선출하는 은행연합회장 후보에는 홍 전 부총리 외에 관료 출신으로는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이, 민간 인사로는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이장호 전 BS금융지주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차기 생보협회장에는 '10년의힘 위원회'에서 활동한 양천식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재경경제부 금융정책과장을 지낸 진영욱 전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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