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감정 놓고 추측 난무…프랜차이즈 귀하게 여겨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롯데의 강민호'가 강민호(33)가 삼성으로 이적했다. 인터넷 게시판이 들끓었다. 프로야구 롯데 팬 뿐 아니라 다른 팀 팬조차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강민호는 롯데에 상징적인 선수였다. 물론 강민호도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한다. 이적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한다. 강민호가 생각을 털어놓기 전에는 진실을 알 수 없다. 추측만 난무할 뿐. 크게 두 가지다.
삼성 관계자는 "이적을 결심한 이유가 무엇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다만 여덟 시간 대화하며 저 부분이 섭섭했겠구나 싶은 부분은 있었다"고 했다. 롯데 관계자는 "프로는 결국 돈 아닌가. 삼성에서 더 좋은 제안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삼성과 롯데는 모두 강민호에게 총액 80억 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강민호와 삼성은 축소 발표는 절대 아니라고 했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롯데 입장에서는 그대로 믿기 어려울 수 있다.
삼성 쪽에서 달성하기 쉬운 옵션을 제시해 사실상 더 많은 보장 금액을 제시, 강민호를 움직였을지도 모른다. 두산의 경험을 참고할 수 있다. 두산은 3년 전 롯데에서 장원준(32)을 영입했다. 롯데는 두산보다 4억 원 많은 총액 88억원을 제시했지만 장원준을 잡지 못했다. 두산 측은 자신들이 더 유리한 옵션을 제시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두산 관계자는 "데려가려는 입장에서는 절실하니까 유리한 옵션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선수 입장에서 원 소속 구단과 협상하면서 더 서운함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원 소속 구단은 함께 지내던 선수, 우리 선수라는 생각에 좀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선수는 이에 대해 섭섭함을 느낄 수 있다. 데려가려는 구단에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한두 가지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장원준과 협상할 때에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롯데 쪽에서는 쟁점을 '돈'으로 집약하고 싶어하는 인상이다. 롯데에서 감독으로 일한 A씨는 "롯데 프런트에 문제는 없다. 프로는 결국 돈"이라고 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지금은 다른 팀에서 일하는 B코치는 "이대호가 지난해 복귀한 뒤 강민호가 2인자로 밀린 느낌을 받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롯데의 프랜차이즈 계약 기준은 '돈 싸움'이라는 뜻이다. 이는 팬들의 정서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지금까지 롯데의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열 명이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열 개 구단 중 가장 많다. 그러므로 롯데의 거듭되는 프랜차이즈 스타 상실은 문제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프로는 스타가 움직이는 세계다. 구단은 오래 헌신한 선수를 귀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팬들이 믿게 해야 한다. 부산의 여론이 들끓는 이유는 '롯데의 강민호까지' 내보냈기 때문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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