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이후 건강관리 유의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지진 후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심리적 불안감은 물론 외상 후 스트레스 등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골절이나 외상 등 직접적인 피해 말고도 만성질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국내 사례가 적어 연구가 부족한 '지진 등 재난 후 건강관리'에 대해 일본·미국 사례연구를 간접적으로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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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지진 후 심근경색과 뇌졸중 증가세가 뚜렷했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리히터 규모 9) 후 반경 50㎞ 내에서 급성 심근경색 발생률이 34%, 뇌졸중은 42% 증가했다는 겁니다. 1995년 한신 아와지 대지진(리히터 규모 7.3) 때도 급성심근경색 57%, 뇌졸중은 33% 정도 늘어났습니다. 흡연자와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고위험군으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진 이후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신적 증상으로는 불안ㆍ불면 등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급성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알코올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손지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진이나 새로운 지진에 대한 불안감으로 과음을 하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다"며 "여진 발생 때 대응이 늦을 수 있고 여러 정신ㆍ신체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음주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상비약을 미리 갖춰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었을 때 피해지역 의원 40개 중 90%가 문을 닫거나 이전했습니다. 이 같은 사례를 보면 의료기관 또한 재난 피해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는 약을 다 먹기 며칠 전 의료기관을 미리 방문해 약물 복용이 중단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보고를 보면 이번 포항 지진으로 주택, 상가 파손 등 민간시설과 공공시설의 피해가 1만6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포항 지진을 통해 국민의 비상시 대처 요령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습니다.
포항 지진과 같은 재해 상황에서 가장 대표적 환자 유형은 외상 환자입니다. 건물 일부가 무너지거나 집기가 떨어지면서 사람들은 피부가 찢어지는 창상을 입습니다. 심하게는 골절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외상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외상을 입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오염을 막는 것입니다. 소독이 여의치 않으면 상처부위를 깨끗하게 씻어주고 출혈이 지속되지 않도록 수건이나 거즈 등로 막아줘야 합니다. 만약 골절이 발생했을 때는 움직임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부목을 대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리하게 이동할 경우 부러진 뼛조각으로 내부 손상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은아 세란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무리한 구조 활동은 피해를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119에 연락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고현장은 붕괴 등 2차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장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공간으로 환자를 이동시켜아 한다는 점도 주지해야 합니다.
한 과장은 "건물 잔해에 깔리는 등 사고로 인해 내상을 입었을 경우 비전문가의 잘못된 조치는 오히려 부상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안전지대로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동시킨 후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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