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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지진 뒤 반경 50㎞ 뇌졸중 4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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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이후 건강관리 유의해야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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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지진 후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심리적 불안감은 물론 외상 후 스트레스 등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골절이나 외상 등 직접적인 피해 말고도 만성질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국내 사례가 적어 연구가 부족한 '지진 등 재난 후 건강관리'에 대해 일본·미국 사례연구를 간접적으로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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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지진 후 심근경색과 뇌졸중 증가세가 뚜렷했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리히터 규모 9) 후 반경 50㎞ 내에서 급성 심근경색 발생률이 34%, 뇌졸중은 42% 증가했다는 겁니다. 1995년 한신 아와지 대지진(리히터 규모 7.3) 때도 급성심근경색 57%, 뇌졸중은 33% 정도 늘어났습니다. 흡연자와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고위험군으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진 이후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계형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신 아와지 대지진 당시 반경 50㎞ 이내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이 11mmHg, 이완기혈압은 6mmHg 정도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만성질환자는 약물 복용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심근경색은 지진 규모가 클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지진을 크게 느낀 사람일수록 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정신적 증상으로는 불안ㆍ불면 등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급성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알코올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손지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진이나 새로운 지진에 대한 불안감으로 과음을 하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다"며 "여진 발생 때 대응이 늦을 수 있고 여러 정신ㆍ신체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음주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상비약을 미리 갖춰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었을 때 피해지역 의원 40개 중 90%가 문을 닫거나 이전했습니다. 이 같은 사례를 보면 의료기관 또한 재난 피해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는 약을 다 먹기 며칠 전 의료기관을 미리 방문해 약물 복용이 중단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이번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경주 지진 때보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대처가 있었는데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아직 강합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지진이 일어났을 때 대처요령을 숙지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보고를 보면 이번 포항 지진으로 주택, 상가 파손 등 민간시설과 공공시설의 피해가 1만6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포항 지진을 통해 국민의 비상시 대처 요령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습니다.

포항 지진과 같은 재해 상황에서 가장 대표적 환자 유형은 외상 환자입니다. 건물 일부가 무너지거나 집기가 떨어지면서 사람들은 피부가 찢어지는 창상을 입습니다. 심하게는 골절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외상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외상을 입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오염을 막는 것입니다. 소독이 여의치 않으면 상처부위를 깨끗하게 씻어주고 출혈이 지속되지 않도록 수건이나 거즈 등로 막아줘야 합니다. 만약 골절이 발생했을 때는 움직임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부목을 대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리하게 이동할 경우 부러진 뼛조각으로 내부 손상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은아 세란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무리한 구조 활동은 피해를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119에 연락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고현장은 붕괴 등 2차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장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공간으로 환자를 이동시켜아 한다는 점도 주지해야 합니다.

한 과장은 "건물 잔해에 깔리는 등 사고로 인해 내상을 입었을 경우 비전문가의 잘못된 조치는 오히려 부상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안전지대로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동시킨 후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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