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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대통령 전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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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대통령 전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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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를 순방할 때 이용하는 전용기는 사실 '전용기'가 아니다. 대한항공으로부터 빌린 장기 전세기다. 장기 렌터카와 비슷하다. 기종은 보잉 747-400. 2010년 정부가 대한항공과 5년 임차계약을 맺고, 그해 4월 첫 비행을 했다. 그전까지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번갈아 임차했다.

전세기는 좌석을 400석에서 200여석으로 줄였다. 대통령 집무실과 회의실, 휴식공간이 마련됐다. 군경과 경호 통신망, 위성통신망 등을 갖췄다. 정부는 두번째 임차계약을 통해 2015년부터 2020년 3월까지 같은 비행기를 다시 빌렸다. 임차료는 5년간 1400억원 수준. 항공기 정비와 관리는 대한항공이 맡는다. 대통령이 전세기를 쓰지 않을 때는 수시로 제주 인근까지 선회하며 점검한다.
2011년 3월12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 기체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했다.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한 지 30여분만이었다. 경호실장과 조종사 등이 긴급 회의를 했다. 조종사가 안전에는 문제없다는 의견을 냈지만, 경호실은 "조그만 위험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회항을 결정했다. 군산 앞바다를 수십 바퀴 돌며 항공유를 모두 버린 뒤에야 인천공항에 내렸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혼비백산해 인천공항으로 달려갔다. 전세기는 간단한 정비를 마치고 다시 급유를 한 뒤에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대통령 전용기가 있긴 하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1985년에 도입한 보잉 737. 탑승인원은 40명 남짓에 불과하다. 운항거리가 짧아 6시간마다 급유를 해야 한다. 2005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공군 1호기(보잉 737)는 일본과 중국을 간단하게 실무적으로 나들이하는 것 이상으로는 쓸 수 없다"고 했다. 이듬해 전용기 구매가 추진됐지만,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2008년에는 여야 합의가 이뤄졌지만, 비행기 값이 올라 도입을 포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2~27일 그리스·불가리아 순방 때 민항기를 이용했다. 이 총리는 4박6일 간 다섯 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탔다. 민항기 내에서 총리 경호는 쉽지 않았다. 불가리아를 떠날 때에는 레드카펫을 지난 뒤 전용기가 아닌 공항내 이동을 위한 차량에 올라타야 했다. 방문국에서 정상급 대우를 받은 이 총리가 유독 공항에서는 초라해졌다. 대통령 전용기 도입을 더는 미룰 일이 아니다. 대통령과 총리가 함께 이용한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조영주 경제부 차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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