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현지시각)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를 집계하는 '톱500'를 인용, 세계 최고성능 컴퓨터 500대 가운데 중국이 202대, 미국이 143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세계 1위와 2위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어 슈퍼컴퓨터의 질과 양에서 미국을 모두 앞서게 됐다. 이번 순위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는 중국 선웨이(神威)의 타이후즈광(太湖之光)이고, 톈허2호(天河2號)가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스위스, 4위는 일본, 5위는 미국에서 각각 나왔다.
기후 모델링과 생명과학 등에 이용되는 타이후즈광은 93페타플롭스(1초당 1000조번의 연산처리)의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최고의 슈퍼컴퓨터인 미국 에너지부 소속인 타이탄의 성능(17.6 페타플롭스)을 크게 압도하는 성능이다.
SCMP는 하지만 양국 간의 슈퍼컴퓨터 경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소개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2억5800만달러(2884억원)를 투자, 엑사플롭스(1초당 100경의 연산처리, 페타플롭스보다 1000배 빠름)급을 개발할 계획이다. 엑사플롭스급은 현재 500대 슈퍼컴퓨터의 능력을 모두 합한 것에 맞먹는 연산능력을 보유한다. 뿐만 아니라 IBM에서 개발 중인 200페타클롭스급 컴퓨터도 내년쯤 완성되면 타이후즈광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과학기술대의 안홍 교수는 "중국 기술진에게 중요한 문제는 엑사플롭스급 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만드냐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에도 약점은 있다. 슈퍼컴퓨터 운영 능력이다. 이는 아직 미국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중국과학원의 차이젠원 연구원은 "중국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등에 뒤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컴퓨터 경쟁은 기본적으로 경제력의 대결"이라면서 "결국 돈을 많이 투자하는 쪽이 이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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