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어학원 입학 위해 시간당 5~8만원 과외 수업 받기도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경기도에서 지난 7월 서울 강남권으로 이사 온 김모(36)씨는 '강남 학부모'의 교육열을 실감했다. '강남'에서 영어학원은 필수라는 말에 인근 학원에 문의해봤지만 대부분 '퇴짜'를 맞았기 때문이다. 7살 난 딸이 파닉스(Phonics·단어가 가진 소리와 발음을 배우는 학습법) 등 '기초'가 없다는 이유였다. 김 씨는 "최고 월 220만원까지 달하는 학원비에도 놀랐지만,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7살짜리 애들이 영어 기초가 없으면 이상한 취급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과도한 사교육과 경쟁을 막기 위해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실시되지만 강남 학원가에는 여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김 씨는 "주위에 물어볼 학부모들이 없어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갈 만한 영어학원을 물어봤지만 '7살이면 너무 늦었다'라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학원 수업을 따라잡기 위해 과외까지 추천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남권에서도 가장 유명한 빅3로 꼽히는 I학원, P학원, L학원 등을 들어가기 위한 경쟁은 대학 입시를 방불케 할 정도다. 평균 월150만원 수준인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것은 기본일 뿐더러,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과외까지 서슴지 않는다. 영어 과외는 보통 글로벌 표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영미권 출신이 선호된다. 과외비는 어학연수 출신과 현지 대학 출신을 구분해 시간당 5만~8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학부모 박 모씨는 "8세 때도 기초반에 받아주는 학원이 있지만 선택의 폭이 좁을 뿐더러, 더 큰 문제는 아이의 자존감이다"라며 "다들 너무 일찍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하니까 학교나 학원에서 비교당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포기해버리는 아이도 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매월 수백만원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과도하게 일반화하며 문제 삼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분명 과열된 측면이 있지만 이들은 언제까지나 한국 사회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라고 치부해도 된다"라며 "이를 사회 전체의 문제로 몰아가고 과도하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오히려 이러한 소수 학부모들의 차별성을 공고하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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