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의 시간. 서울대 공과대학 26명의 석학이 한국 산업의 미래를 제언하기 위해 집필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벤치마킹과 빨리빨리 속성재배 문화로 지난 반세기 만에 세계가 놀랄 만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신화를 만든 대한민국이 현재 중국 등 개도국의 추격과 신성장동력 부재로 '정체의 늪'에 빠진 것은 '창조적 축적'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실패엔 지나치게 냉혹하고, 성공엔 지나치게 관대하다. 미국 벤처창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도 사실은 성공의 도시가 아니라 실패의 도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트위터 등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은 상당한 기간동안 실패를 경험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실패 했을 때 좌절하지 않고 이를 축적해 성공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았다는 거다.
2013년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가 몰락했을 때 모두들 핀란드의 미래를 걱정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핀란드의 모습은 우리가 염려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 노키아의 침체로 오히려 젊은이들 사이 스타트업 창업이 붐을 이뤘다. 정부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주도하며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노키아도 실패를 자산 삼아 휴대폰 사업 대신 통신장비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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