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VS 49층' 은마아파트, 주민 투표로 다음 주 결정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전경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최고 49층' 재건축을 고집하다 서울시 반대에 직면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출지 여부가 다음 주 중 결정된다.

19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추진위는 이날 오후 2시 대치동 그랜드힐 컨벤션에서 재건축 최고 층수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추진위는 이와 함께 지난 15일부터 주민들에게 최고 층수 35층안과 49층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동의서를 받고 있다. 25일까지 동의서를 받은 후 과반의 동의를 얻는 안으로 층수를 결정할 계획이다.

은마아파트는 현재 최고 14층, 4424가구 규모다. 49층은 6054가구로, 35층은 5905가구로 늘리는 안으로 49층안과 재건축 목표 가구수를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했다.

추진위가 그동안 고집해온 49층안을 재검토하기로 하고 주민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한 것은 '35층룰'에 대한 서울시의 의지가 확고해서다. 추진위는 지난 8월 주거동을 최고 49층으로 하는 기존 정비안을 서울시 심의에 올렸다가 퇴짜를 맞았다. 서울시는 이례적으로 이 아파트의 정비계획안을 "심의하지 않겠다"고 하고 돌려보냈다.

서울시와 추진위는 2015년 말부터 5차례에 걸쳐 층수 조정을 위한 사전협의를 해왔으나, 서울시는 35층 높이를 고수하고 주민들은 49층 재건축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는 잠실주공5단지와 달리 광역중심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종상향을 통한 초고층을 허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가 위치한 학여울역 일대는 아파트 단지와 양재천으로 인해 주변과 단절돼 있는 주거지역으로 도시기본계획상 중심지로 설정된 곳이 아니다"며 "주거생활 중심의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35층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49층안을 접고 사업을 빨리 추진하자는 의견이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 측은 35층안이 통과될 경우 절차를 최대한 서둘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