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이 정치 입문 後 첫 패배"…오는 19일 정계 입문 5주년, 靑·與와 대립각…'온실의 화초' 벗어나 강성 이미지 각인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여권을 향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이 더 독해졌다. 지난 대선에서 한 차례 변신을 꾀했던 안 대표가 다시 한 번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오는 19일 정계 입문 5주년을 앞두고 "예전의 안철수가 아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달 27일 당대표로 복귀한 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향해 연일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여당 2중대'란 비아냥을 들으며 여권과 보조를 맞춰온 국민의당도 바짝 독이 오른 모양새다.
발언의 수위는 '레드라인'을 이미 넘은 것으로 보인다. 여권을 향해 "제왕적 권력의 민낯이자 없어져야 할 적폐"라고 했고, 청와대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야말로 적폐"라고 공격했다.
또 문 대통령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와 국민을 향해 레이저 빔을 쏘면서 비난한 일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런 최근 행보는 정치 입문 5주년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최근 기자들과 가진 식사자리에선 "지난 대선이 정치 입문 이후 첫 패배"였다고 고백했다.
2012년 9월19일, 대선을 목전에 두고 정계에 입문한 뒤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예닐곱 차례의 선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현 상황에 대해선 냉철하게 받아들였다. "(내게) 실망했다는 분들도 끝까지 지켜봐 주실 것"이라며 "지금은 (지지를) 유보하고 계시지만 (내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달부터 자신이 전국을 돌며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또 "다들 고운 이미지로만 보는데 예전 안랩을 경영할 때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정말 영업을 많이 뛰었다"며 폭탄주를 다섯 잔이나 들이키기도 했다. 간이 좋지 않은 안 대표는 거의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절주로 유명하다.
당내 세력이 부족했던 안 대표는 최근 스킨십도 부쩍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국민의당의 행보에 대해선 '대안정당론'을 거듭 강조했다. "1차적원적 스펙럼의 중도가 아닌 한 차원 뛰어넘는 정당이 돼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선을 거론하며 "실천적 중도개혁 노선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원내 정당들은 '이념정당'으로 규정했다.
정치권에선 이런 안 대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국민의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 내년 지방선거와 차기 총선에서 당의 생존을 꾀한다는 관측이다.
다만 강경 노선에 치우치다보니 사사건건 현 정부와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또 보수계열의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과 공조하면서 정치적 정체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 대표는 정계 입문 직후 대선 출마 양보와 민주당과의 합당·분당, 이어진 대선 패배로 제대로 된 정치색을 드러낼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안 대표가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신호탄"이라면서도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이 현 정권과 대립하면서 어느 정도 정체성을 재정립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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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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