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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철수" vs "미군지원"…한날한시 두 기자회견

최종수정 2017.09.08 12:45 기사입력 2017.09.08 12:45

8일 오전 11시 주한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20여m 간격 두고 열려

사진=정준영 기자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준영 기자]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과 이어진 6차 핵실험,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임시 배치 완료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8일 한날한시 서울 한복판에서 미국과 북한을 규탄하는 서로 다른 기자회견이 동시에 열렸다.

진보성향 단체는 미국을 전쟁 주범으로 규정하고 우리나라에서의 미군 철수를, 보수성향 단체는 핵실험 등을 강행하는 북한을 규탄하면서 미군 지원을 각각 주장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평화협정운동본부, 민중민주당 등 20여개 진보단체가 참여해 만든 공안탄압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를 ‘미군 강점 72년’으로 규정했다. 또 “미군은 철수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라”고 촉구했다. KT 사옥 바로 옆에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자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30여명이 참가했다.

1945년 9월8일은 한반도 북위 38도선 이남 지역에 미군이 진주하고 포고령을 발표, 미군정이 시작된 날이다.

이들은 “오늘(8일)은 이 땅을 미군이 강제 점령한 지 72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 땅의 모든 모순과 악, 모든 고통의 원인을 찾아보면 전부 미국이 정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개성공단 폐쇄 등도 미군 주둔 때문이라고 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인사는 “우리는 미국인들과 한 하늘 밑에서 살 수 없다”고 했다.
전날 경북 성주 사드기지에 미군이 사드 4기를 추가로 임시 배치한 것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가했다. 이들은 “경찰력 8000명을 동원해서 사드를 기어이 배치하고 마는 문 대통령을 어떻게 이명박, 박근혜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외세를 배격하고, 민족 공조를 앞세워 평화 통일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이는 ‘민족을 죽이려고 외세에 아부하고 구걸하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같은 시각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선 북한인민해방전선,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등 30여개 보수단체 회원 40여명이 참가한 북한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경찰이 두 기자회견장을 사이에 두고 서서 차가자들 간 충돌을 막았다.

이들은 “북한 김정은의 광신적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전 세계는 핵 참화의 위협에 놓였다”며 “대한민국에 정착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체험한 1535명의 탈북자들은 미국의 북한해방전쟁에 참전해 목숨 걸고 싸울 것을 탄원한다”고 밝혔다. 또 미군에 대한 아낌 없는 지원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탈북자 출신인 박상학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대표는 “김정은은 2000만 북한 인민도 모자라 5000만 대한민국 국민마저 노예로 만들려고 핵으로 공갈협박하고 있다”며 “목숨 걸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온 탈북자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안보 불감증을 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린 전 국방부 차관은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전술핵을 즉각 배치하고 종래에는 독자적인 핵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정준영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이 나온 현수막을 불로 태우는 퍼포먼스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제지하자 칼로 도려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해산했다.

이날 한날한시에 열린 두 기자회견은 AP통신 등 외신들의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진행됐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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