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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53>홀대받는 생명줄, 혈관

최종수정 2017.07.14 09:30 기사입력 2017.07.14 09:30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아시아경제]우리 몸에서 가장 바쁜 기관이 어디냐는 질문은 전형적인 우문인데 재미있는 답을 하나 만나게 됐다. 쉬지 않고 일한다는 의미나 활동량으로는 심장, 기능으로는 간, 포도당과 산소의 소비량, 혈액 공급량, 에너지 소비량으로는 뇌란다. 우리 몸에서 중요하지 않은 곳은 하나도 없으니 정확한 답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세포가 기능하는 원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모든 세포는 어떤 기능을 하든 반드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그 에너지는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이름의 발전소에서 생산한다. 세포는 음식에서 흡수한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과 같은 영양소와 산소를 원료로 공급받아 에너지를 생산하고, 노폐물로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CO₂)와 물(H₂O), 요소는 내 보내는데 이 때 원료와 노폐물을 운반하는 것은 순환계의 몫이다.

순환계는 피를 순환시켜 영양소와 산소, 노폐물은 물론 각종 호르몬 그리고 소금, 황산, 염산과 같은 각종 전해질을 운반해 세포의 신진대사를 지원하고, 수소이온농도를 안정시키며,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게 한다. 또한 면역세포인 백혈구를 이동시켜 세균감염이나 상처의 발생을 감시한다. 피부 가까이에 있는 혈관의 확장과 수축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도 한다.

순환계는 심장 혈관계와 림프계의 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심장 혈관계는 심장과 혈관, 피로 구성돼 있으며, 피는 혈관을 통해서만 이동한다. 모든 세포는 혈관과 연결돼 있어서 혈관을 한 줄로 이으면 약 10만km로 지구둘레를 두 바퀴 반 돌 만큼 길다.

이처럼 혈관은 우리 몸에서 영양소와 산소를 포함한 모든 물질이 이동하는 통로이다. 도로와 철도, 하늘길, 뱃길, 골목길, 송유관, 가스관, 전기선, 상하수도관을 모두 합친 기능을 하는 생명줄인 셈이다. 혈관에 문제가 생겨 필요한 물질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 혈관의 위치에 따라 5분 이내에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우리 몸의 어떤 조직도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 물질의 공급 그리고 노폐물의 배출이 원활히 이뤄져야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므로 좋은 혈관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에 필수적이다. 혈관질환은 주로 혈관 벽에 지방과 같은 물질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로부터 출발해 고혈압으로 발전하는데 특히 심장이나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5년 심장질환과 뇌졸중 사망자는 사망 원인 1위로 전 세계 사망자의 31.0%를 차지해 암으로 인한 사망자 14.5%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5년 암 사망자가 27.9%로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고혈압 등 전체 혈관질환 사망자 21.0%보다 훨씬 많다.

또한 혈관질환 사망자는 암 사망자보다 투병기간이 대체로 짧으며, 고통도 적고, 뇌졸중이나 고혈압 환자는 상당기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도 많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혈관질환 환자의 숫자도 적어서 우리는 혈관질환에 대한 두려움이나 관심이 암보다 적은 편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고혈압 환자가 752만 명에 이르고, 2년 전보다 6.4%, 8년 전보다 27.5% 늘어나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혈관을 망가뜨리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지속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싱싱한 혈관을 바탕으로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생활습관을 과감히 고쳐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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