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서 '트럼프 탄핵안' 첫 발의

민주당 셔먼 의원 공식 제출…"사법방해는 탄핵사유"

미국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미국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2일(현지시간) 발의됐다.

이날 현지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언론들은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하원에 공식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혐의는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의회에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셔먼 의원은 탄핵안에서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해임한 것은 헌법상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사ㆍ회계사인 셔먼 의원은 11선 중진 인사로 러시아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줄곧 탄핵을 요구해왔다.

셔먼 의원의 탄핵안이 당장 힘을 받기는 힘들 듯하다. 민주당이 탄핵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이 아니라 경제, 보건의료,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셔먼 의원의 탄핵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수사를 위한 독립 위원회 설치만 재차 요구했다. 민주당에서 셔먼 의원의 탄핵안을 공개 지지하고 나선 인사는 앨 그린 하원의원(텍사스) 뿐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안을 당론으로 받아들여도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에 따라 백악관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탄핵안은 하원에서 정족수의 과반, 상원에서 정족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상ㆍ하원 모두에서 과반 의석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이 새로 제기되면서 '러시아 스캔들'은 계속 확산하는 추세다. 따라서 셔먼 의원의 탄핵안 발의가 탄핵 정국을 앞당길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는 탄핵을 추진한 야당에서 이탈표가 더 많이 나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의회에서 탄핵안이 세 차례 추진됐으나 한 번도 공식 가결된 적은 없다.

1974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탄핵 절차가 본격화하기 전 자진 사임했다.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 좌절되고 말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