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년쯤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 완료…T자형 장맛비 특이성도 한몫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임소희(31)씨는 지난 3일 '하루 종일 비'라는 날씨 예보를 본 뒤 장화를 신고 큰 우산을 들고 회사로 출근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에는 이른 아침시간에만 비가 왔을 뿐 오후에는 맑았다. 낭패를 당한 임씨는 "예전부터 '오보청'이다 뭐다 말이 많았는데 이제 또 시작된 건가 싶다"고 말했다.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기상청의 날씨 예보에 대한 시민들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 비가 온다고 했으나 비가 오지 않거나, 맑다고 했는데 비가 오는 경우가 생기면서 '우리 할머니 무릎이 더 정확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값을 예보관들이 수작업으로 보정해 재해석한다. 그렇다 보니 예보를 내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조금씩 더 길어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슈퍼컴퓨터로 게임하냐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실제로 슈퍼컴퓨터는 계산을 빨리 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정작 더 중요한 건 슈퍼컴퓨터 안에 있는 소프트웨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는 수치예보모델을 뜻한다. 기상청은 현재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하는 중으로 2019~2020년쯤이면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영국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또 이번 장맛비의 특이성도 기상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중부지방에서도 충남엔 별로 오지 않고 충북에 많이 오는 등 장마지형이 영어 알파벳 T 모양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은 보통 남북으로 오르내려야 하는데 이번엔 경기~강원으로 이어지는 곳에 오래 머무르면서 '─' 모양으로 비를 뿌렸고, 소백산맥을 따라 '│' 모양으로도 비가 많이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산지가 많아 장마를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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