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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저승사자' 조사국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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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국 내부거래 조사 내용 [자료 =공정위]

▲공정위 조사국 내부거래 조사 내용 [자료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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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조사국이 부활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서 대기업 전담부서인 기업집단국 신설 등의 안을 담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사실상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는 이날까지 진행된 업무보고를 취합해 문재인 정부의 5개년 계획이 마련되는 만큼, 향후 경쟁당국의 정책방향과 기조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보고라고도 할 수 있다.
공정위가 업무보고에서 신설 방침을 밝힌 기업집단국은 과거 조사국의 역할을 계승하면서도 한 단계 진화한 시장 감시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경쟁제한성, 소비자후생침해 등을 조사할 수 있는 경제분석 능력을 키울 것"이라며 "조사와 경제분석 기능이 결합된 조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이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공정위 조사국의 부활이 문 정권의 최우선과제인 '일자리 창출'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이유는 재벌의 독점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 문제에 공정위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독점구조를 타파하고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규모로 출범할 것이냐"다. 과거 조사국은 인원만 30∼40명에 정책과와 조사1ㆍ2과 등 총 3개 과를 거느린 매머드급 부서였다. 5대 그룹의 조사에 착수했을 때는 외부 인력을 포함한 조사인력이 50명에 달하기도 했다.

문제는 인력이다. 김 후보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법 집행 인력이 부족해 다른 과에서 산발적으로 기업집단 업무를 하고 있다"며 인력 증원을 요청했다. 공무원 증원을 피하려는 행정자치부와 어느 정도 규모로 인력확대규모를 조율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인력을 대거 활용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초기부터 개혁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 조직 전반이 만성적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집단국은 과거 조사국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가 재벌에 제대로 메스를 대겠다는 입장인 데다, 조사 기능에 경제분석 기능을 결합하겠다고 김 후보자가 밝힌 만큼 과거 수준을 넘어서는 규모로 부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김 내정자가 "재벌 때려잡기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재벌들에 대한 조사의 칼날이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그는 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기업집단국이 신설되면 대기업집단에 대한 정책과 감시가 효율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공식 취임하면 업무 초기에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사된다. 공정위는 지난 3월 45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몰아주기 감시대상 기업의 총수 지분율도 기준을 30%에서 20%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지주회사의 부채비율(현행 200%)을 낮추고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도 현재 20%(상장), 40%(비상장)에서 10%포인트씩 높이는 방안 도입이 유력하다. 순환출자의 경우 공약집에는 언급됐지만 김 후보자 스스로 "당장 시급한 과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정기획위는 브리핑을 통해 문 정권의 공약과 일치하는 '불공정거래ㆍ갑질 근절' 관련 공정위 업무보고 과제를 발표했다. 재벌개혁 관련 내용은 기업들의 반발여론을 의식한 듯, 발표에서 빠졌다. 가맹사업자 단체신고제 등을 통해 가맹점과 대리점, 사업자단체의 협상력을 강화하고 가맹점본부의 보복조치 금지를 신설한다. 또 대형유통업체의 보복금지 조치도 확대한다.

대규모유통업법에 징벌적 손해배상(3배 이내)을 신규도입하는 한편, 하도급법과 가맹사업법, 대리점업법상의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하도급 납품단가를 조정할 때 원자재 비용 변동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무비 인상이 있을 때도 납품단가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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