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일심동체…신장이식 3배 늘어

혈액형 부적합의 경우 부부이식 증가해

[사진제공=임브레이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부부 사이에 신장을 이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철우·정병하 교수팀은 우리나라 신장이식 환자 데이터 베이스(KOTRY)와 보건복지부 장기이식관리센터 KONOS 자료를 분석했다. 혈액형 부적합이식이 시행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 동안 3035건의 생체신장이식을 조사했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 비율은 부적합 이식을 도입한 2007년에는 0.3%였다. 2014년 21.7%로 증가했다. 부부이식은 2003년 전체 생체신장이식의 10%였는데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후 매년 급속도로 증가해 2014년 31.5%까지 늘어났다.

혈액형 부적합 부부이식의 주요 성적을 혈액형 적합 부부 이식과 비교했다. 급성거부반응 발생률(23.9% vs. 15.8%), 이식신장 생존율(3년 생존율 96.4% vs 96.7%), 이식 환자 생존율(3년 생존율 95.7 vs 98.2%)로 모두 차이가 없이 우수했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고령자의 증가와 함께 급격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통계를 보면 2008년 8만3000명이던 환자는 7년 만인 2015년 배가 넘는 17만2000명으로 늘었다. 당뇨, 암, 심장 질환 등 다른 만성질환보다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콩팥이 심한 손상을 받고 기능이 감소하여 의료적인 처치 없이는 생명 유지가 어렵게 되면, 정상 기능을 할 수 없는 콩팥을 대신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서 기증받은 건강한 콩팥을 수술 받는 신장이식이 필요하다.

콩팥은 산 사람이 기증할 수 있는 장기이다.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부적합할 경우 이식 후 이식받는 사람의 몸속 항체가 거부반응 일으켜 이식이 불가능했었다. 거부반응을 억제시킬 수 있는 항체 주사와 혈액 속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 교환술의 개발로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가능해졌다.

양철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부부간 혈액형 부적합이식은 조직형과 혈액형의 두 가지 부적합을 극복해야하는 이식술인데 이제는 보편화된 이식술로 자리 잡았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나라 이식수준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