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나도 재발률 25%에 이르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여성에게 유방암은 견디기 힘든 고통 중 하나입니다. 최근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유방암 생존율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문제는 유방암의 경우 재발률도 높다는데 있습니다.
0기에서 4기로 구분되는 유방암은 2기 이내에 발견돼 표준 치료를 받을 경우 생존율이 90%가 넘습니다. 문제는 뒤늦게 재발을 잘하는 암으로도 악명이 높다는데 있습니다.
2013년 영국 란셋(Lancet)지에 발표된 조기유방암에 대한 연구 논문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전체 유방암의 70%에 해당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5년 동안의 호르몬 치료를 마친 후 재발을 살펴봤습니다. 10년째에 14%, 15년째에 25%의 재발률을 보고하고 있어 재발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민균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의 경우 표적치료, 항호르몬 치료 등으로 치료기간이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고 꾸준한 재발률을 보이기 때문에 유방암 수술 후 5년이 지나더라도 지속적 검진이 필요하다"며 "최근 연구를 보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항호르몬제 복용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면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암학회(ACS)에서는 유방암 생존자에게 치료 후 5년 동안은 4~6개월에 한 번, 5년이 지난 후에는 매년 한 번 주치의를 찾아 상담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유방암 치료의 일부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폐암, 육종암(근육, 지방조직에 생기는 암) 등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이런 암들은 치료 후 10년이 지나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암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정기 검진이 중요합니다.
김희준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보통 암 치료 초기에는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목표가 있어 정기검사는 물론 환자 스스로 규칙적 생활을 하며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며 "문제는 5~10년 정도 지나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환자 스스로 '완치'라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비용 또한 정기 검사를 미루게 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암환자로 등록돼 치료를 받고 5년이 지나면 중증질환 산정특례 혜택(특례기간 동안 병원비, 약제비 등 모든 급여항목의 본인부담률 5%만 지불)이 종료됩니다. 환자가 지불하는 진료비 비용이 예전보다 증가하게 돼 환자들이 내원과 정기검진을 늦추거나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최근 호르몬 양성 유방암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한국화이자의 '입랜스'의 경우도 비급여이기 때문에 이를 복용하기 위해서는 한 알에 21만 원, 한달에 약 500만~550만 원의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비싼 약값 등으로 유방암 환자들이 제 때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생명을 잃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희준 교수는 "유방암의 특성상 암 치료를 마치더라도 지속적 추적검사가 매우 중요하며 환자 스스로 본인의 상태를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방암 생존자 재발과 전이 예방을 위해서는
-유방암 치료를 마친 후 5년 동안 4~6개월에 한 번 유방촬영검사를 받는다.
-치료 후 5년이 지나면 일 년에 한 번 정도 반드시 주치의를 방문한다.
-폐경 후 호르몬 약제(타목시펜, 토레미펜 등)를 복용하고 자궁이 있는 경우 매년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할 때는 칼슘, 비타민 D를 섭취한다.
-폐경 후 비정상적 월경 출혈이 있을 경우 즉시 주치의에게 알린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간접흡연도 피한다.
-소량의 음주도 피한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을 충분히 먹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자신의 체격에 맞는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규칙적 운동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상시킨다.
-우울감, 지나친 피로,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주치의와 상의하여 정신과 상담을 결정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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