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대규모 대북제재…석탄·금속거래 기업 대상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대규모 대북제재에 나섰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기업과 개인을 제재 대상에 추가한 것이다.

북한의 석탄기업을 직접 타깃으로 삼았고 북한의 핵심 우방인 중국·러시아뿐만 아니라 베트남, 쿠바 등 제3국에 근무 중인 북한인들까지 겨냥했다. 화학무기 관련 기업 연루 인사들을 제재한데 대해서는 '김정남 VX 암살'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재무부는 31일(현지시간) 대북제재 행정명령 13382호, 13687호, 13722호에 따라 북한 기업 1곳과 북한인 11명을 미국의 양자 제재대상에 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새 제재대상에 오른 북한 기업은 석탄과 금속을 거래하는 '백설무역'이다. 대북제재 강화 차원에서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석탄을 겨눈 것이다.

신규 제재대상 북한인은 강철수(중국 소재), 박일규(중국), 장승남(중국), 조철성(중국), 김문철(중국), 한장수(러시아), 김남응(러시아), 최천영(러시아), 리수영(쿠바), 김영수(베트남), 김동호(베트남) 등으로, 중국, 러시아, 쿠바, 베트남에 파견돼 일하는 북한인들이다. 모두 유엔 안보리의 다자제재와 미국의 양자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북한기업과 은행에 관련된 인물들이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강철수, 박일규, 리수영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화학무기프로그램 지원에 연루된 '연봉무역총회사'와 연계돼 있다. 장승남은 군수연구, 개발, 조달과 관련된 '단군무역'과, 조철성은 '광선은행'과 연계돼 있다. 한장수는 '조선무역은행'을 대리해 활동하고 있다.

김영수는 유엔 제재대상인 '원양해운관리회사(OMM)' 대표, 김동호는 북한의 무기거래 금융지원에 연루된 '단청상업은행' 대표, 김문철은 '통일발전은행' 대표, 김남응·최천영은 '일심국제은행' 대표다.

화학무기 관련 연봉무역총회사 연루 인물 3명을 제재 것은 '김정남VX 암살' 사건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이번 제재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쓰이는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요구했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미국 기업과 이들 간의 거래가 금지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