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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6>소고기가 준 행복과 그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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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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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면 행복하다. 그렇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를 피해가지 못한다면, 적당한 선에서 자제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육식의 종말’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은 소고기에 굶주린 현대인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얼마나 환경을 파괴하는지, 인간이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잔인하며 무자비한지, 그 대가가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소 사육면적은 전 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1/3을 축우와 다른 가축들이 먹어치우는 반면,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도 인간의 소고기 탐욕이 가져온 문제이지만, 여기에서는 소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의 1인당 소고기 소비는 1976년 42.8kg를 정점으로 2015년 24.4kg으로 줄었지만, 육류소비는 95.6kg으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성인의 반이 혈관질환, 당뇨병, 비만과 같이 잘못된 식사로 인한 생활습관병을 앓게 되자, 급기야 미국의회는 1990년에 보건복지부와 농무부에게 음식 가이드라인(dietary guidelines)을 5년마다 정하여 발표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2015년 가이드라인에는 건강한 식사 유형으로 다양한 채소와 통과일, 반 이상의 통곡식, 무지방 또는 저지방 유제품, 다양한 단백질, 불포화 지방을 제시하고, 설탕과 포화지방은 각각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10% 미만으로 제한하며, 나트륨은 하루 2.3g미만으로 줄이란다.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와 치즈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이 많은 채소나 통곡식, 살코기, 저지방 또는 무지방 치즈를 늘릴 것을 권한다.

육류와 치즈에 많이 들어 있는 포화지방은 실온에서 고체로 존재하고, 쉽게 굳는 특성이 있어 혈액속의 양이 많아지면 혈관벽에 달라붙거나 덩어리를 만들어 혈관을 막으며, 혈관에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을 높이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이나 고지혈증, 각종 암의 원인이 되므로 많은 건강 관련 기관들은 포화지방의 섭취를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많은 연구결과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육류 소비가 증가할수록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과 심혈관질환,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하며, 특히 베이컨, 햄, 핫도그,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의 섭취는 전립선암,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과 뇌졸중, 당뇨병의 발병과 암과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을 높인다고 경고한다.

육류섭취가 많은 미국인들과 적은 중국인들을 비교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미국인들은 중국인들보다 지방을 3배나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1/2만 섭취하며, 단백질 섭취량은 1/3이 많으며, 70%를 동물성으로 섭취하고, 중국인들은 7%만 동물성으로 섭취하는데, 비만은 미국인들이 25%가 많다. 중국인들 가운데서도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의 심장질환, 암, 당뇨병의 발병률이 높았다.

미국 재림교인 건강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재림교인들은 금연, 채식, 견과류 섭취, 규칙적인 운동, 정상체중 유지 등 다섯 가지 건강 행태를 유지하는데, 35% 정도가 채식주의자들이라 한다. 평균수명은 4.4년(여성)과 7.3년(남성)이 길었고, 암 사망률도 40%(남성)와 24%(여성) 낮았으며, 암 발생률도 15% 내지 79%가 낮았다. 소고기는 즐기되, 양은 자제하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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