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노후를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건강, 돈 그리고 인생을 함께 하는 배우자, 가족, 친구 같은 동반자이다. 가치관에 따라 몇몇 조건들을 덧붙일 수는 있겠지만 건강, 돈, 동반자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노후를 즐기기란 쉽지 않다. 아파서 단풍구경도 못 가거나, 늘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말벗 하나 없이 외로운 인생에서 행복을 찾기는 어렵다. 이런 조건들은 노후가 되기 전에 준비해야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특히, 경제력에서 아직 준비가 미흡해 보인다.
필자는 전업투자자로서 한 가지 조건을 더하고 싶다. 기업이라는 동반자가 바로 그것이다. 필자는 '주식투자는 시세차익을 남기고 파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동행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건실하게 성장하는 기업을 동반자로 삼으면 길어진 인생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먼 길을 함께 가는 동반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다. 서로 믿지 못하는 관계가 오래갈 수 없듯이, 투자한 기업을 신뢰하지 못하면 오히려 노후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루하루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생활이 연속되면 노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없다.
18세기 중엽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인류에 많은 발전과 변화를 가져왔다. 그 중심엔 기업이 있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250년 동안 기업이 전 세계 노동력의 81%를 창출하고 90%이상의 부가가치를 생산했다고 한다. 기업이 세상의 중심에서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이끌어 가고 있다. 필자는 이런 세상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는 우리는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없다.
저금리 시대, 저성장에 따른 일자리 부족, 길어진 노후라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서 기업과의 동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맞추어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주식시장은 개미들의 무덤이라고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기업과 국민이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올바른 투자문화와 제도를 정착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시장을 통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훌륭한 기업들이 증권시장에 많이 상장돼 있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서로 배려하고 응원하면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보다 활기차고 희망이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함께 하면 쉽게 멀리갈 수 있다. 기업은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