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내년까지 한진해운에 부족한 운용자금 1조 200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을 한진그룹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2013년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의 자금을 지원해 왔고 지난 4월 조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터미널과 사옥매각, 항로지분매각 등을 통해 4000억원대의 자구안을 실행중인 상황에서 그 이상은 어렵다고 밝혀왔다. 대한항공은 올 들어 한진해운 보유 지분 평가 등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을 보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한진해운을 버린다는 것도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다. 한진해운은 조 회장의 부친인 고(故) 조중훈 창업주가 한진그룹을 육해공(陸海空) 수송제국으로 일군 그룹의 산 역사다. 현대상선은 정상화에 성공했지만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 자회사로 새로 출범하면서 현대그룹을 떠났다. 현대상선의 전례(前例)가 있다고 해서 산업은행이 한진해운까지 자회사로 품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은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수준과 그룹 전체의 유동성위기를 불러오지 않는 수준 등을 감안해 최소 40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 수준의 금액을 써낼 것으로 알려졌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300억원)보다 많은 수준의 사재출연과 함께 ▲선박금융 일부 상환유예 계획 ▲대한항공 유상증자 확대 ▲27%대의 용선료 조정방안 ▲한진해운 해외터미널 추가매각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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