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누리기 힘들어졌다. 여기에서 정치권이 포퓰리즘 복지정책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나랏빚이 커지게 된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기존 재정지출에 대한 개혁과 함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무분별한 지출을 막을 강력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방안을 쉽게 표현하면 '버는 만큼 쓰기', '새 사업을 벌릴 땐 의무적으로 자금조달계획을 세우기', '재정당국이 직접 새는 돈 챙기기' 등이다. 특히, 국회에서 의원입법을 통해 법안을 만들 때에도 재원조달방안 첨부를 의무화 하도록 함으로써 가장 문제가 되는 '표(票)퓰리즘' 정책을 막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정부가 재정개혁에 나선 가장 큰 배경에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있다.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직면했다. 통계청의 '201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15~64세 인구가 65세 이상 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지난해 100명당 17.9명에서 2060년에는 80.6명으로 늘어난다. 앞으로 젊은이 100명이 노인 80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 경제가 성장에 발목을 잡힌 것도 주요 요인이다. 과거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조선·철강 등 산업은 이제는 한계산업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게 됐다. 기업들은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2년 2.3%, 2013년 2.9%, 지난해 2.6%를 기록했다. 2014년 3.3%를 기록한 것외에는 2%대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도 정부가 내세운 3.1%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20년 전 일본, 스웨덴을 닮았다. 일본은 1990년에 성장률이 5.57%였지만 1993년에는 0.17%로 추락했고, 스웨덴의 성장률은 같은 기간 0.75%에서 -2.07%로 떨어졌다.
당시 일본은 위기극복을 위한 근본적 개혁을 미루고, 소모적인 경기부양과 고령자 복지지출 증가로 일관한 반면 스웨덴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가족·일자리 친화적 복지, 연금·재정개혁 등을 강력하게 실시했다. 이에 따라 20여년이 지난 지금 두 나라의 경제지표는 확연하게 갈린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일본은 1990년 2만5140달러에서 지난해 3만2481달러로 7341달러 오른 데 비해 스웨덴은 같은 기간 2만9794달러에서 4만8966달러로 1만9172달러나 상승했다. 국가채무비율은 같은 기간 일본이 67.0%에서 245.9%로 무려 178.9%포인트 오른 반면 스웨덴은 46.3%에서 43.9%로 2.4%포인트 떨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국의 상반된 개혁 사례를 교훈 삼아 과거와는 다른 중장기 차원의 재정전략과 재정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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