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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대우'의 이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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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대우증권이 갖는 한국 증권사의 역사성을 고려하면 대우증권이라는 이름을 가져가는 게 좋겠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를 앞두고 통합법인 사명에 '대우'라는 이름을 남기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회장의 말처럼 대우증권을 품은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1일 공식적으로 사명을 '미래에셋대우'로 바꾸었다. 국내외 금융투자업에서 미래에셋이라는 브랜드가치도 제법 높지만 증권에서 대우라는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업계내 위상을 감안해 미래에셋대우로 정한 것이다.
대우브랜드의 시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67년 설립하고 대우그룹의 모태가 된 대우실업이다. 대우그룹은 김우중 전 회장의 경영철학인 '세계경영'과 대우정신(위기관리능력, 도전정신, 인화, 단결)을 바탕으로 고속성장, 1997년에는 삼성을 제치고 재계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문어발확장과 차입경영, 분식회계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1999년 해체됐다.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역사 속에 사라졌지만 대우만은 다르다.

대우출신의 모임(대우인회)와 세계경영연구회도 있다. 대우상표권 소유자인 포스코대우은 국내외 159개국에 총 3508건의 상표권을 갖고 있고 한해 30억원이 넘는 로열티도 받는다.

대우의 이름값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주인이 바뀌고 시간이 흐르면서 대우의 이름이 독자적으로 쓰이던 것이 이제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그룹의 모태인 대우실업도 ㈜대우에서 포스코에 인수된 이후에도 대우인터내셔널의 사명을 유지했다가 최근 포스코대우로 이름을 바꿨다.
대우자동차도 GM에 매각된 이후 GM대우로, 2011년부터는 한국GM으로 사명을 바꾸고 대우브랜드도 쓰지 않고 있다. 대우전자도 대우일렉트로닉스에서 2013년 동부그룹에 인수되면서 동부대우전자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대우증권의 경우도 KDB대우증권에서 이번에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바뀌었다.

머지않아서는 대우라는 이름이 아예 빠질 수도 있다. 두산은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하자마자 대우를 버리고 두산인프라코어로 사명을 바꾸었다.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도 대우의 명맥은 유지하지만 새로운 주인이 오게 되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케빈 케네디와 메리 무어의 '100년 기업의 조건' 에 따르면 세계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단 13년에 불과하고 30년이 지나면 80%의 기업이 사라진다고 한다. 기업이 죽어 이름과 정신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100년 이상 가는 장수기업이 되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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