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경찰이 바라보는 집회의 ‘기본성격’은 사회적 부당함을 알리는 대중의 목소리일까 아니면 모임 자체가 불법이 되는 단체 시위일까.
사전적 의미의 집회는 ‘다수인이 일정한 공동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정한 장소에 일시적으로 집합하는 것’을 말하며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 집회 및 시위의 권리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한다.
경찰청(본청)과 각 지방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집회 관련 정보는 불법을 화두로 한 ‘불법 과격, 폭력 시위 현황’과 단순 집회로 표기된 ‘집회시위 현황’ 등으로 큰 제목이 갈린다.
실례로 4일 각 경찰청 홈페이지의 ‘경찰통계자료’에 따르면 ▲경찰청 ▲부산지방청 ▲경기지방청 등은 전자의 큰 제목에 ‘집회 시위 횟수’와 ‘불법 폭력 시위’를 작은 제목으로 분류, 연도별 개최 현황 등 정보를 담았다.
$pos="C";$title="경찰청";$txt="대전·강원·충남·전북지방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집회 관련 자료에는 단순 ‘집회시위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연도별 집회 개최 회수 등이 공시됐다. 이는 집회 횟수가 많은 서울· 경기·부산 등지에선 ‘불법 과격, 폭력 시위 현황’이라는 표현을, 그 외에 지역에선 집회의 단순 의미를 담은 제목으로 자료를 공개하는 차이를 부각한다. 대전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캡쳐 ";$size="550,377,0";$no="2015120410214064241_8.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또 ▲대전지방청 ▲강원지방청 ▲충남지방청 ▲전남지방청 등은 후자의 큰 제목에 연도별 집회 개최 현황과 노동, 사회문화, 경제, 학원 등 분야별 집회 회수 및 참가자 현황 등의 자료를 포함시켰다.
통계자료의 큰 제목을 두고 자료작성 기관의 시각을 단순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다만 경찰청의 경찰통계자료(2003년~2014년, 집회현황)에서 집회·시위의 총 회수 대비 ‘불법·폭력 시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0.31%(2014년)~1.13%(2003%) 구간에 고정, 극히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는 공개된 자료 제목 선정에 의문점을 남긴다.
대전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잔을 채운 물의 양이 많고 적음을 판단하는 데는 주관적 기준이 절대적”이라며 “집회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누구나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최근 집회 문제로 많은 말들을 낳고 있는 경찰이 그리고 경찰이 집계하는 집회 통계자료의 표현방식에 ‘불법’이란 단어가 전면에 쓰인다는 점에선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낀다”며 “또 여러 생각들 속에 한 부분이 되는 그 단어가 경찰이 집회를 바라보는 전체적 시각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pos="C";$title="경찰청";$txt="2014 경찰통계연보(제58호)에 포함된 '집회시위 개최 현황' 자료. 지역별 현황에서 집회 개최 건수는 서울과 경기, 부산 등지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경찰청 홈페이지 캡쳐 ";$size="550,708,0";$no="2015120410214064241_5.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집회 개최 현황 증가…지역별 ‘서울·경기’, 부문별 ‘노동·경제’ 집중
경찰이 집계하는 집회 시위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불법과 통상적 의미를 차치했을 때 집회의 전체 회(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경찰청의 2014 경찰통계연보(제58호) ‘집회시위 개최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2년~2014년 사이에 개최된 집회 회수는 3만4138건에서 4만5319건으로 24.67%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단 연도별 현황에선 2002년~2009년 등락을 반복, 2010년 정점(5만4212건)을 찍은 후 소폭 하락하다가 2012년 4만2000여건에서 지난해 4만5000여건으로 재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집회 개최의 지역·분야별 현황에선 ‘서울(1만2690건)>경기(6362건)>부산(4016건)’, ‘노동(2만21건)>사회·문화(1만2404건)>경제(8803건)>학원(4091건)’ 등으로 집중되는 특징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노동개혁안 등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서울 등지에서 열린 것과도 일부 교차, 노동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집회 성격의 모임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 되기도 한다.
또 지난해 ‘불법시위 관련 사범 처리현황’에선 불법시위자 총 4254명 중 37명을 구속하고 3261명을 불구속, 956명을 불입건(훈방) 처리한 현황이 확인된다.
불법시위자로 분류된 전체 인원 중 2070명은 서울 소재 거주자로 서울지방청은 이들을 구속 19명·불구속 1502명·불입건 549명 처리했다.
이외에 지역에선 경북(449명), 전북(378명), 울산(193명), 충남(175명), 경기(154명), 경남(119명) 등의 순으로 불법시위자 분류가 많았고 구속된 인원을 기준으로는 충남(7명), 전남(4명), 경북(2명), 인천·강원·경남(1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노동개혁안 등에 반대하는 2차 대규모 집회가 5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해당 집회의 금지 통고를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3일 “경찰의 금지 통고는 부당하다”고 판단, 주최 측이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옥외 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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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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