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절로 달콤한 맛이 떠오르는 고구마는 예나 지금이나 겨울의 인기 간식이다. 어릴 적 겨울방학 때 찾은 할머니 댁에서 먹던 유일한 간식은 ‘빼때기’다. 고구마를 쪄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햇볕에 말린 것이다. 고구마는 추운 곳에 두면 냉해를 입기 쉬우니 가을에 수확한 고구마를 겨울까지 보관하기가 여의치 않아 할머니는 말려두었다가 간식으로 먹거나 때로는 끓여서 죽으로 드셨다. 먹거리가 넉넉지 않았던 예전에 고구마는 긴 겨울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주는 고마운 존재였으나 요즘은 다이어트식으로 인기가 있으니 격세지감이라 할 만하다.
고구마의 풍부한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배변을 촉진시키지만 장내 미생물의 발효로 배에 가스가 쉽게 찰 수 있으니 동치미나 김치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온 가족이 따뜻한 아랫목에서 모여 앉아 동치미 국물 마시며 고구마를 먹는 풍경은 사라졌지만 다양한 형태의 고구마가 온 가족에게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주전부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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