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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조선, 희비 가른 해외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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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다롄조선소, 인수자 못찾고 설비 매각만 나서
루마니아 진출 대우조선도 586억 당기순손실
현지화전략 한진重 실적 개선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해외에 세운 조선소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중국 다롄조선소와 대우조선해양의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는 팔수도, 안고갈 수도 없는 애물단지가 된 반면 한진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해외조선소는 실적이 개선되며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적따라 울고 웃는 국내 조선사= STX 그룹의 자존심과도 같았던 다롄조선소는 올 초 파산한 뒤 선박을 건조하다 중단된 채로 방치돼 있다. 매각 절차에 들어갔지만 인수를 희망하는 사람이 없어 크레인 등 설비 매각만 추진하는 상황이다.

▲STX 다롄해양기지 전경

▲STX 다롄해양기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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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역시 루마니아에 있는 망갈리아조선소로 골치를 썩고 있다. 망갈리아조선소는 지난해 1774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낸데 이어 올 3분기에만 5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손익과 유무형자산, 자산가치 등을 포함한 총포괄손실은 736억원으로 매분기마다 확대되고 있다.

반면 HJ중공업 의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회사의 수익창출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올 3분기 2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적자 수렁에서 벗어났다. 현대미포조선의 베트남 비나신조선소 역시 올 3분기 5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1148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빠른 회복세다.
◆시의적절한 투자ㆍ현지 인력 활용이 희비 나눠= STX다롄조선소는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대규모 투자를 강행해 실패한 대표적인 예다.

2008년 3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만든 STX다롄조선소는 한때 조선업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여의도 면적 2배 규모인 550만㎡(약 170만평)의 대규모 부지에다 기초소재 가공부터 블록제작, 선박ㆍ해양플랜트 건조까지 조선해양 전 분야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그야말로 '꿈의 조선소'로 평가됐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는 불황을 만나면서 독이 됐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유럽의 재정위기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회사는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결국 2012년 채권단에게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업계선 STX그룹의 침몰이 다롄조선소 투자 때문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현지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건비를 줄이는 동시에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해외조선소로 중국을 택했지만 베트남, 필리핀 등과 비교해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지 않았다. 또 해양플랜트 등에 국내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체류비 등 인건비 부담이 되레 늘었다.

대우조선해양의 망갈리아조선소 역시 현지 인력 유출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2007년 루마니아의 유럽연합(EU) 가입으로 현지 인력이 환경이 나은 유럽 시장으로 대거 유출되면서 생산능력에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도 컸다. 인수 직후에는 조선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며 3년 만에 250만 달러의 흑자를 내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는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대표적인 예다. 한진중공업은 조선소를 만든 후 대부분의 직원을 현지인으로 채웠다. 조선소 내 필리핀 현지 인력은 2만5000명에 달하는 반면 한국인 직원은 300명 수준이다. 현지 인력은 R&D센터를 만들어 교육을 시키는 방식으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2006년과 2007년 수주가 한창 잘되던 시기 대부분의 국내 조선사들이 인건비 절감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해외에 조선소를 많이 세웠지만 결과는 달랐다"며 "투자시기와 규모, 현지 인력 활용이 희비를 가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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