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미 2011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으로 사거리 1만㎞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거의 확보했기 때문에 핵탄두의 소형ㆍ경량화를 달성하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바짝 다가설 수 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일 이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며 축제 분위기를 띄울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로켓 발사를 위해서는 로켓의 이동과 연료 주입 등 7∼10일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당 창건 70돌 기념일인 10일 이전 발사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구에도 아직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려면 10일전부터 평북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으로 로켓 동체를 특수열차에 싣고 옮기고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등 움직임이 포착되야 하지만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로켓 발사 날짜를 저울질하는 것이 국제 여론 동향을 살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중국이 예상 밖으로 로켓 발사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데 대해 부담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면서 북한을 겨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렇다고 북한이 로켓 발사를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이 최근 들어 로켓 발사의 당위성을 여러 차례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북한은 앞서 추석 연휴 기간에도 "오늘의 세계에서 평화적 우주개발은 그 어느 특정국가의 독점물이 아니라 국제법적으로 공인된 주권국가들의 합법적 권리"라면서 "우리의 위성발사도 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언제 로켓 발사를 감행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는 하지 않겠느냐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크게 이견이 없다.
핵시설단지인 영변에서 동창리 기지까지의 거리가 70여km에 불과하기 때문에 핵탄두를 운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북한의 대포동 장거리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비행한다면 미국 서부 해안까지 1240초면 도달할 것으로 당국은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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