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신동빈에 패한 형 신동주 한국서 칩거중
남은 카드는 소송전…부친 설득작업 하고 있다는 관측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사흘째 칩거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며 원톱 체제 구축을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은 이렇다 할 반격카드를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8일 오후 6시5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주총 이후 신 회장이 도쿄에 머물며 일본 계열사 현황점검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서둘러 귀국한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에 대한 불씨를 남겼다.
신 전 부회장은 전날 주주총회 후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일본 사업 현장을 (내가)오래 봐왔기 때문에 내가 키를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롯데 경영에서 손을 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 위임장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 나와 의결권을 위임한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 측이 제안한 의안 2건에 모두 찬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뒤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과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한국으로 온 것도 신 총괄회장을 설득하고 부친의 의사와 상관없이 L투자회사의 대표에 오른 신 회장을 대상으로 소송전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신 전 부회장이 L투자회사 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신 회장에게는 타격일 수밖에 없으며, 분쟁의 주도권도 다시 알 수 없게 된다. 또 반롯데 정서를 해소하려는 신 회장 측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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