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메이저 연장전 "1홀에서 18홀까지", 우즈 2008년 US오픈서 19홀 사투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홀, 3홀, 4홀, 18홀."
4대 메이저는 연장전 홀수가 모두 다르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 휘슬링스트레이츠골프장(파72ㆍ7501야드)에서 끝난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은 3개 홀을 합산하는 '애그리거트'(aggregate)', 마스터스는 반면 딱 한 홀로 그린재킷의 주인공을 가리는 '서든데스(sudden death)'다. 디오픈은 4개 홀, US오픈은 다음날 아예 18홀 사투를 벌인다. '메이저 연장전'을 속속들이 살펴봤다.
최초의 연장전은 1935년, 진 사라센(미국)이 크레이그 우드(이상 미국)를 제압했다. 닉 팔도(미국)는 행운아다. 1989년과 1990년 모두 연장전에서 이겨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벤 호건(미국)은 1942년 바이런 넬슨(미국)에게, 1954년에는 샘 스니드(미국)에게 패해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래리 마이즈(미국)는 1987년 세베 바에스테로스(스페인), 그렉 노먼(호주)과 벌인 '3명 연장전' 두번째 홀에서 45야드 칩 샷을 홀인시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 US오픈 '18홀 스트로크플레이'= 유일하게 18홀을 다시 치른다. 가장 공정하고 뒷말이 없다. 주최 측이나 중계방송사, 골프장은 그러나 난감하다. 막대한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고, 코스도 하루 더 비워야 한다. 투입되는 경비에 비해 흥행을 보장 받을 수 없다. US오픈이니까 가능하다. 미국의 '내셔널타이틀'이라는 자존심이 묻어있다. 여기서도 동타를 기록하면 '서든데스'가 이어진다.
▲ 디오픈 '4개 홀 애그리거트'= 1963년까지 무려 10차례나 36홀 연장전이 벌어졌다. 이후 18홀, 1985년부터 4개 홀 스코어를 합산하는 애그리거트로 변경했다. 전문가들은 "일요일에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고, 선수에게는 실수가 나와도 만회할 기회를 주는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호평했다. PGA챔피언십과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의 3개 홀과 달리 4개 홀이라는 게 독특하다.
톰 왓슨(미국)이 2009년 연출한 '환갑투혼'이 최고의 드라마다. 나흘내내 아들뻘 되는 선수들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최종일 18번홀 보기에 제동이 걸렸고, 스튜어트 싱크(미국)와의 4개 홀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올해는 잭 존슨(미국)의 마라톤 우승이 화제가 됐다. 악천후로 경기가 하루 지연됐고, 여기에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마크 레시먼(호주)과의 '3명 연장전'을 더했다.
▲ PGA챔피언십 '3개 홀 애그리거트'= 메이저에서 '서든데스'를 처음 도입한 무대가 바로 PGA챔피언십이다. 래니 와킨스가 1977년 진 리틀러(이상 미국)를 네번째 홀에서 격침시켰다. 2000년부터 3개 홀 애그리거트로 오히려 바꿨다는 대목이 재미있다. 앞선 3개 메이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다. 올해는 총상금을 200만 달러 증액해 '1000만 달러 빅 매치'가 됐다.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가 지난해 연장전을 서든데스에서 3개 홀 애그리거트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바로 최경주(45ㆍSK텔레콤)가 2011년 서든데스 당시 17번홀(파3)에서 우승 파를 잡아내 데이비드 톰스(미국)을 격침시켰던 대회다. 올해는 리키 파울러(미국)가 16~18번홀 등 3개 홀 애그리거트에 이어 17번홀에서 속개된 서든데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케빈 키스너(미국)를 차례로 물리쳤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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