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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나치경례 거부…팔짱 낀 이 남자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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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일제히 오른팔을 들어 나치식으로 경례하는 군중 속에서 한 남성이 홀로 팔짱을 끼고 있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데, 햇볕 때문은 아닌 듯하다. 그가 자세와 표정으로 나치에 대한 반감을 공공연히 드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이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

사진 오른쪽에 한 남자가 팔짱을 낀 채 홀로 나치 경례를 거부하고 서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사진 오른쪽에 한 남자가 팔짱을 낀 채 홀로 나치 경례를 거부하고 서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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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언론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 사진을 게재하고 그 사연을 전했다.
이 사진은 1936년 6월 13일 히틀러가 참석한 가운데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개최된 해군 함정 진수식에서 촬영됐다. 나치 정권은 히틀러, 나치당, 국가를 향항 충성의 표시로 독일 국민에게 나치식 거수경례를 강요했다.

나치식 거수경례를 거부한 이 남자는 당시 함부르크 조선소 직원이었던 아우구스트 란트메서였다. 그는 워낙 나치 지지자였다. 1931년 당원이 됐다.

이르마 에클러

이르마 에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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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그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그는 1933년 유대인 이르마 에클러와 사랑에 빠졌다. 1935년 프로포즈하고 약혼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당에서 쫓겨났다. 부부는 함부르크에서 혼인신고했지만 거부됐다. 1935년 첫째 딸 잉그리드가 태어났다.
란트메서는 1937년 가족을 이끌고 덴마크로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국경에서 붙들려 독일 인종에 불명예를 안겨줬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일년 뒤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나치는 그에게 부인과 결별할 것을 종용했다.

나치의 지시를 거부한 그는 1938년 다시 체포돼 수용소형에 처해졌다. 그는 수용소에서 부인과 가족을 다시 보지 못했고 1944년에 군대에 끌려가 크로아티아에서 실종됐다.

나치 비밀경찰은 그의 부인도 체포했다. 임신 중이었던 이르마는 수감 중에 둘째 딸 이렌느를 낳았다. 이르마는 1942년 가스실로 보내졌다.

함부르크 조선소 사진 속 란트메서의 사연은 1991년 그의 딸 이렌느의 제보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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