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혁신센터, '공유가치' 모델 발굴해야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한 벤처기업 A 사장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면서 함께 입주했다. 6개월이 훌쩍 지났는데 아직 투자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는 "입주할 때 이미 검증이 끝났을 텐데 투자를 받기위해 또 다시 내부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중소·벤처 기업의 경우 투자가 무엇보다 신속히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미국의 경영학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는 CSR 측면에서 본다면 기업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한다. 멍청한, 이기적, 착한, 스마트한 기업이다. 기업 이익도 적고 사회적 책임도 없는 기업은 멍청한 기업이다. 기업 이익은 좋은데 사회적 이익이 없는 이기적 기업도 있다. 사회적 이익은 높은데 기업 이익이 없는 착한 기업이 있고 기업 이익과 사회적 이익 모두 높은 스마트한 기업이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한 기업은 '공유가치'를 만드는 곳에 집중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 모델 중 어디에 해당될까. '착한 모델' 정도 될까. 착한 모델은 비난받지는 않을 텐데 상생에 나서기는 어려운 구조이다. 공유가치가 없고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작은 기업을 도와준다는 '동정심'에 방점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업은 위험과 환원(Risk & Return)에서 위기에 주목하는 효율성을 따진다. 10개 벤처 중 9개 벤처가 실패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벤처기업은 'High Risk, High Return' 속성을 지니는 혁신이 앞선다. 10개의 벤처 중 9개가 망하더라도 1개 정도만 이른바 '대박'을 치면 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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