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예비부부, 저가 이케아 매장가서 풀세트 구매
경기침체, 전세난에 잦은 이사로 중저가, DIY 가구 선호
백화점 가구매장은 썰렁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용산에 사는 직장인 4년차 최모씨는 최근 계약 연장을 하려면 전셋값을 3000만원이나 올려달라는 집주인 때문에 이사를 결심했다. 예전 집에서 이사온지 2년만에 다시 이사를 갈 처지에 놓인 최씨는 낡은 가구들을 버리고 시중대비 절반값의 가구를 샀다. 또 언제 이사가게 될지 몰라 고가보다는 일회성을 선택한 것이다.
경기침체와 전세난이 가구 소비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혼수를 줄여 집장만에 보태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경기불황에 싼 가구와 조립하는 가구 시장으로 트렌드가 이동하는 추세다. 여기에 외국산 저가제품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가세하면서 고가 가구 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션에서는 최근 일주일간(2월24~2일)간 DIY(Do It Yourself)제품 판매신장률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상, 의자 등의 DIY인테리어ㆍ리폼 가구 판매는 같은 기간 136% 증가했다.
또 액자 등으로 인테리어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식패널 제품 판매는 352% 크게 늘었으며, 리폼 타일이나 시트지도 같은 기간 263%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고가 가구를 판매하는 백화점의 매출은 둔화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2월 가구 신장률은 14.9%로 전년 19.6%에 비해 신장폭이 줄었고 신세계백화점도 전년동기 대비 6.8%에 그쳤다. 이는 지난 1월 9.2%, 2월 26.9%에 비해 턱없이 부진한 성적이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 1~2월 가구 및 홈데코 신장률은 0.1%에 그쳐 전년 같은기간 1%보다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진데다 외국산 저가 브랜드 상륙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12월18일 경기도 광명시에 문을 연 이케아는 한달간 100만명의 고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80억원에 이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침체와 양극화가 가구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
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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