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많은 걸 접한다는 것이 곧 그 정보를 정확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연구결과는 오히려 감각기관들 중에서 눈이 가장 정보 인식이 혼동되기 쉬운 기관이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많이 본다고 해서 제대로 보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눈이 갖는 이 약점에 대해선 옛사람들도 많이 경계했다. 이목(耳目)이라 해 눈을 귀의 뒷자리에 둔 것도 눈의 '오만'을 꺾으려는 뜻이었던 듯하다. '본다'는 것도 여러 단계로 나눠 시(視)에서 관(觀)으로, 다시 찰(察)로 더욱 깊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 모두가 눈을 높여주면서도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눈의 이중성에 대한 경고였다.
그러나 생각을 고쳐먹는다. 애꿎게도 눈이며 SNS를 괜히 타박해 될 일인가.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이 눈이며 SNS일까. 사람을 미혹시키는 것은 외물이 아니라(色不迷人) 그 사람 자신이 스스로 혼미한 것(人自迷)이지 않는가.
그렇다면 뭔가를 본다는 것은 결국 머리와 생각의 문제다. 모든 이들이 이를 새겨야겠지만 특히 많은 것을 보는 사람,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제대로 보는 것이어야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특히 그래야 할 것이다.
이명재 논설위원 prome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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