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 빌려달랬더니…"며 불신 비판..."전원 끈 뒤 게임폭력성" MBC 실험 연상시켜
SBS 보도본부가 3일 그런 실험을 해봤다며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기자가 아파트 복도를 다니며 다른 집 문을 노크했습니다.
이사 온 집에서 바로 옆집에 떡도 돌리지 않는 요즘 아파트 사회에서 문을 두드려 이웃 집이라며 공구를 빌리겠다고 하는 행동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 아닐까요. 특이한 행동에는 SBS의 실험 대상이 된 사람들처럼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라고 봅니다.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이 뉴스는 ‘신뢰’와 ‘안전’을 혼동한 듯합니다. 주민들이 모르는 ‘공구남’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결정을 했을 때 고려한 요소는 안전입니다. 모르는 이웃이 게다가 공구를 빌려달라고 하면 집에 있는 여성들은 불안해하기 마련입니다. 경비실에 신고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은 행동입니다. 신고한 사람은 ‘저 남자가 우리 집에만 오지 않고 다른 집에도 들러 이런 의심스러운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MBC 보도본부는 PC방 상황을 관찰카메라로 보여주면서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나온다”며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SBS 신뢰도 실험 뉴스
한편 이 뉴스는 ‘신뢰’라는 가치를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신뢰는 무엇일까요. 신뢰는 대개 양자간 관계에서 ‘쌓아가는’ 믿음을 가리킵니다. ‘저 사람 신뢰할 만 해’라고 하는 말은 일정한 정도 이상 교류해보니 한 말을 지키더라는 뜻입니다. 상거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기업의 신뢰도는 그 사람이나 기업을 아는 쪽의 말을 들어 판단합니다. 사람이나 조직의 신용도는 사람에 따라 조직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사회 전체의 신뢰도는 개념적으로 구성원 신용의 평균을 내면 나오겠습니다. 독자께서는 자신의 신뢰도를 100점 만점에 몇 점으로 평가하시는지요.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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