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부동산 중개수수료 논란 재점화…우려가 현실로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경기도의회 상임위서 '상한요율'→'고정요율'
시장 자율 제한·소비자 권익 침해 VS 중개사 소득 보장·분쟁 예방
전문가 "논란 지속될 경우 거래지연 우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가 주택 중개수수료를 고정요율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조례를 의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데다 시장 자율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지난 5일 경기도가 제출한 '부동산(주택) 중개보수 등에 관한 조례 전부 개정안'을 수정해 통과시켰다. 수정안에는 6억~9억원 미만 주택 매매 중개수수료를 0.9% 이내에서 0.5%로, 3억~6억원 미만 주택 임대차 계약은 0.8% 이내에서 0.4%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도가 정부의 권고대로 중개업자와 거래당사자간 협의해 보수를 결정하도록 한 것을 고정요율로 바꾼 것이다.
고정요율로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어져 부동산 거래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수정안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의견과 동일하다는 점이다. 장준순 공인중개사협회 부회장은 "정부의 권고안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중개업자들의 최소한의 소득 보전과 중개수수료 협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로비에 약한 지방의회가 시민들의 권익보다 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중개업 단체의 정치력이 적지 않다는 근거에서다. 또한 수정조례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비판도 있다. 공정거래법은 예규·고시 등이 경쟁을 제한할 경우 법에 위반되는지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토록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의 수정안은 고정요율을 도입하면서 공정위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고정요율제가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확정될 경우엔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매매와 임대차 거래 당사자들로서는 할인받을 여지가 전혀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정요율을 지키지 않을 경우 중개사가 처벌받을 수도 있어 부담이 더하다.
현행 법체계에서는 상한요율을 기반으로 처벌조항을 운용하고 있으나 고정요율로 바뀌어도 중개사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정요율이 도입된다면 이를 어기는 중개사에게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개보수 체계가 급변해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경우 거래를 기피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개수수료에 대한 협상 여지가 사라지면 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되는 결과"라면서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에서 같은 논란이 반복 될 경우 시장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피스텔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정부는 지난달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부엌 등을 갖춘 전용면적 85㎡ 이하 오피스텔의 경우 중개수수료를 매매는 0.5% 이내, 임대차는 0.4% 이내로 낮췄다.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주택과의 형평성을 맞춘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이달 서울시와 인천시도 비슷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두 지방의회는 모두 이달 임시회를 열고 정부의 중개보수 체계 개편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협회가 고정요율 도입을 위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서울시의회는 경기도의회와 같이 여소야대여서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