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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 도로공사 우승 쌍라이트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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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프로배구 문정원, 막강 서브로 5연승 이끌어…수비 전담으로 기용했는데 공격력까지 빛나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쾌조의 5연승.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2005년 이후 통산 두 번째 정규리그 우승과 창단 첫 통합 챔피언을 향해 달린다. 2012-2013시즌 이후 2년 만에 5연승을 재현하며 승승장구한 원동력은 서브. 특히 오른쪽 공격수 문정원(23)의 손끝이 매섭기 짝이 없다.

문정원은 4라운드 현재 서브부문 2위다. 열일곱 경기에서 서브 234개를 시도해 마흔 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세트당 0.67개. 현대건설의 공격수 폴리나 라히모바(25·우크라이나·세트당 0.72개)와 서브왕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세트당 0.5개 안팎에서 서브왕에 오른 이전 시즌 수상자들에 견주어 볼 때 성공률이 높다.
문정원의 서브는 준비동작부터 남다르다. 코트 뒤쪽 관중석 부근에서 심호흡한 뒤 엔드라인까지 대각선으로 달려들며 공을 때린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 '스카이서브'와는 달리 왼손으로 감아 치는 타법으로 회전을 많이 건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낮고 빠른 속도로 네트를 넘어 상대 팀 코트에 꽂힌다. 그는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버를 흔든다는 생각만 하고 최대한 집중한다. 공의 궤적이 다른 선수들과 달라 성공률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세터 이효희(35)도 "일관성 없이 마구잡이로 공을 때리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상대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했다.

도로공사가 지난달 15일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3-1 승)를 시작으로 다섯 경기를 모두 이기는 동안 연승 제물이 된 상대 팀 사령탑들은 이구동성으로 서브싸움을 패인으로 꼽았다.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55)은 지난 4일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뒤 "초반부터 서브로 승부를 건 상대의 전략에 완전히 당했다"고 했다. 문정원은 이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두 개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인삼공사와의 홈경기(3-0 승)에서도 14점 가운데 4점을 서브로 올렸다. 특히 17-13으로 앞선 3세트 막판에는 3연속 서브득점으로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도로공사는 매 시즌 팀 서브부문 1-2위를 다툴 만큼 서브가 강한 팀이다. 2011-2012시즌 황민경(25), 이듬해 니콜 포셋(29·미국)이 서브왕을 차지했고, GS칼텍스로 이적한 표승주(23)까지 더해 막강 서브라인을 구축했다. 문정원은 올 시즌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생애 첫 개인 타이틀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남원 도로공사 감독(48)은 "이전에도 서브가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지만 실수도 잦았다. 문정원은 실수가 적고 상대 코트를 공략하는 집중력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점이 낮기 때문에 회전력과 속도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로공사로서는 예상치 못한 '숨은 진주'의 등장이 반갑다. 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 관심은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효희와 중앙 공격수 정대영(34)에게 쏠렸다. 그러나 문정원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입지를 굳히면서 전술 운용에도 힘이 실렸다. 문정원은 2011-2012시즌 V리그에 데뷔했으나 대부분 교체 선수로 경기에 나섰다. 정규리그 세 시즌 동안 열일곱 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왼손잡이에다 외국인 선수가 주로 뛰는 오른쪽 공격수라는 점에서 기회를 얻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 세 경기를 뛰며 44점을 올려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서 감독은 문정원을 리시브 전담 선수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득점보다는 수비 가담이 주 임무였다. 리베로 김해란(31)도 "(문)정원이에게 리시브를 맡겨보자고 코치님께 제안했는데 빠르게 적응했다"고 했다. 그뿐인가. 만만찮은 공격력과 서브실력까지 발휘하면서 니콜과 팀 득점을 양분하는 주축선수로 떠올랐다. 문정원은 "라운드가 지날수록 감독님의 요구사항이 점점 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도로공사는 10일 수원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의 원정경기에서 6연승에 도전한다. 선두(11승6패·승점 32)를 지키면서 2위 기업은행(승점 31), 3위 현대건설(승점 30)과의 간격을 벌릴 기회다. 팀 서브 1위인 현대건설을 상대하는 문정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개인 타이틀뿐만 아니라 두 시즌 연속 놓친 포스트시즌 진출 모두 욕심이 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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