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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 별세…개척자정신으로 레미콘산업 일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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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국가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해 창업했고 그러한 국가관을 가지고 사업을 하다 보니 그 동안의 사업은 조금도 비뚤어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오게 됐습니다." (2004년 12월 아주산업 오산공장 이전식 축사 中)
故 청남 아주그룹 문태식 명예회장.

故 청남 아주그룹 문태식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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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타계한 고(故)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은 '개척자정신'(開拓者精神)이라는 창업이념으로 아주그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레미콘 산업을 키워낸 인물이다. 1965년 국내에 해외 콘크리트 제조 기술을 가장 처음 들여온 장본이기도 하다.
1928년 일제 강점기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려운 살림에도 1941년 서울 대창학원과 1943년 대신상업전수학교를 졸업하며 남다른 학구열을 보였다. 고인이 학업에 열의를 불태웠던 것은 이렇다 할 사업적 기반이 없었던 식민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우는 길’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그는 부강한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라의 근본인 농업이 지탱돼야 하고 근대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건설산업이 부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업가적 안목은 1950년대 시멘트 무역업으로 이어졌고 1960년대 정부의 농어촌 전기보급 사업과 맞물려 나무 전주를 콘크리트 전신주로 대체하는 사업을 통해 현재 아주그룹의 모태가 되는 '아주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1960년 아주산업을 설립한 후 서울 망우리에 6만 6116㎡ 부지의 콘크리트 전주 공장을 설립한 것이 지금의 아주그룹을 있게 한 근원지다. 이후 1970년대 건설용 고강도 흄파이프(Humepipe)를 공급해 국내 굴지의 건자재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1980년 망우동에 레미콘 공장을 지어 레미콘 사업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아주그룹이 금융, 자동차 판매·호텔 부동산·자원개발 등 20여개 계열사, 매출 1조7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키우는데 기여했다.
문 명예회장의 투철한 기업가정신과 국가관 덕분에 아주그룹의 모기업인 아주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게 아주그룹 안팎의 평가다. 실례로 1950년대 말에는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깃줄을 맬 수 있는 50년 이상 키운 10m 길이의 전주가 필요했다. 그러나 온 산야가 벌거숭이였던 당시 그런 큰 나무를 구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일본이나 캐나다에서 수입해 사용해야만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명예회장은 "전신주를 콘크리트로 만들면 5분이면 가능한 일인데 왜 비싼 외화를 주고 몇 달 몇 년씩 걸려 굳이 나무 전주를 수입해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무엇이든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 해야겠다'는 문 명예회장의 강한 시대정신이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그의 시대정신은 현재 아주그룹의 창업이념인 개척자정신에 면면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는 또 아주그룹 사업의 첫 발원지인 중랑구에 토지 26만3799㎡, 시가 400억 상당의 사재를 기부, 평소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이바지하겠다’는 경영자로서의 신념을 몸소 실천하며 주변의 귀감이 됐다. 문 명예회장은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확산시킨 공로를 두루 인정받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로부터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부영웅 48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함께 지역사회 발전과 인재육성에 이바지한 업적으로 2002년 제1회 동국청우상, 2005년 제1회 자랑스런 동국인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백용기 여사와 장남인 문규영 현 아주그룹 회장, 차남 문재영 신아주 회장, 삼남 문덕영 AJ네트웍스지주부문 사장 등 3남 2녀가 있다. 신아주그룹은 신아주(상봉터미널 운영), 아우토플라츠(폭스바겐 판매 및 정비사업), 아주디엔앰(부동산 개발부문)을 경영하고 있다. 2007년 아주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아주가족은 현재 AJ렌터카(렌터카, 중고차매매 등), 아주렌탈(OA기기, 건설기기, 파렛트렌탈 등), 아주코퍼레이션(냉장창고, 유류사업), AJ파크(무인주차장 운영)를 주력계열사로 두고 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도전해왔던 문 명예회장의 리더십은 아주그룹의 근간이 되는 ‘개척자정신’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문 명예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미래창달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이다. 02-3010-2230, 2356.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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