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입찰에서 현대차그룹 컨소시엄(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이 최종 승자로 결정됨에 따라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여부에도 관심이 쏠려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한전 부지 건설공사와 관련해 시공권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그룹의 대형 프로젝트를 계열사가 독식하는 국내 일반적인 관행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 한 그룹 계열사가 시공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한전 부지는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7만9342㎡)으로 현재 건설 중인 송파구 제2롯데월드 부지 면적(8만7183㎡)보다 조금 작다. 123층(555m) 높이의 타워동을 포함해 4개동을 짓는 제2롯데월드의 경우 용적률 575%를 적용해 건축 연면적이 80만7661㎡에 달한다.
대기업의 주요 건축공사를 계열 건설사가 독점해 온 것은 흔한 관행이다. 지금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해 이름이 바뀐 옛 현대엠코는 과거 현대기아차·현대제철 공장 신축 등 그룹의 굵직한 공사를 독식해 이를 발판으로 성장했다.
삼성물산은 10년 전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모여있는 서초 삼성타운(건축 연면적 11만800㎡)을 수주해 2008년 완공했고, 롯데건설 역시 국내 최대 초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 건설공사를 전담하는 등 모기업 공사를 건설 계열사들이 독점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만약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할 경우 삼성물산과 벌이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경쟁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한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기업 관련 대형 건설프로젝트가 진행되면 든든한 모기업이 없는 다른 건설사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며 "그룹 계열 건설사가 시공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