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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나라 근간 흔드는 '꼼수'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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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꼼수'. 최근 정부의 담뱃값 인상과 주민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 인상 발표 과정을 지켜보면 자연스럽게 이 말이 떠오른다.

담뱃값 인상을 살펴보자. 정부는 흡연률 감소 등 '국민 건강'을 이유로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흡연자들이 금연하겠다고 응답한 평균값 89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4500원으로 결정된 데는 지난 6월 조세재정연구원 연구 결과 이 가격이 담배 수요를 줄이지 않고 세수를 늘릴 수 있는 꼭짓점 가격이었다는 점이 감안된 것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정부는 또 그동안 흡연자들로부터 걷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어떻게 써 왔으며, 이번에도 추가 세수를 얼마나 어떻게 쓸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러니 국민들 입장에선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오로지 세수 증대만을 위한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

주민세ㆍ자동차세 등 지방세 인상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지난 12일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증세'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증세'라는 말을 단 한 번도 내뱉지 않았다. 과거 수십년간 너무 낮은 수준에 책정돼 있던 것을 이번 기회에 올리겠다는 '비정상의 정상화'만을 부르짖었다. "지방 복지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꾸준히 요구해 왔다"는 변명도 내놨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정부를 향해 "이제 더 이상 '증세없는 복지'에 매달리지 말고 증세를 논의하자"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증세는 없다"고 말하는 한편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개개인에게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간접세'여서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담뱃값과 지방세를 올리려 하고 있다.
서민들에게 재정 부족의 짐을 떠넘기는 '꼼수'라는 비판을 사지 않을 수 없는 행태다.

예로부터 '조세'제도는 나라의 정책의 근간이었다. 조세제도 결정이 공개적이고 투명하면 국민들이 승복하고 따랐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의 저항으로 나라가 들썩였다. 대통령과 조세 당국이 명심해야 할 교훈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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