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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선거 전 거액 장학금 뿌린 구청장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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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희 송파구청장, 지난 5월 두차례에 걸쳐 66명에 7100여만원 지급..."불법 기부행위" 고발 돼...지난해 연말 연하장 대거 살포는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의 한 현역 구청장이 지난 6·4 지방선거 직전 구청이 사실상 운영하는 장학재단을 통해 거액의 장학금을 뿌린 사실이 드러나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서울 송파구청 등에 따르면 위례시민연대 이득형 이사는 송파구청의 박춘희 구청장, 김영수 부구청장 등 송파구 관계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최근 서울 동부지검에 고발했다. 이 이사에 따르면, 송파구가 운영하는 '송파구 인재육성장학재단'은 지방선거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지난 5월13일 지역 내에 위치한 모 재단이 기증한 장학금 4100여만원을 관내 거주 학생 46명에게 지급했다. 며칠 후인 5월30일엔 고등학생 20명에게 1인당 150만원씩 총 3000만원의 해외문화체험 장학금을 지급했다.
올해의 경우 지급된 장학금이 다른 해에 비해 금액이 컸으며 수혜대상도 넓어졌다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송파구의 재원 조달로 설립된 이 장학재단은 최근 3년간 매년 상·하반기 약 50명 안팎에게 5000~6000만원대의 장학금을 지급해 왔는데 문제가 되고 있는 재단 기증 장학금 및 해외문화체험 장학금은 올해 신설된 것이다. 이에 대해 선거법상 금지된 불법기부행위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장학금을 기증한 장학재단은 사실상 구청장의 지휘·통제를 받고 있는 곳이라는 것이 고발인 이 이사의 주장이다. 장학금 지급은 박 구청장이 선거 출마를 앞두고 직무정지가 되기 전에 결재한 지시에 근거해 추진됐으며, 장학생 선발 절차·장학 증서 수여식·홍보 등도 송파구의 이름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장학금 수혜자 및 가족들은 장학금 지급 주체에 송파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인식할 여지가 크다"며 "사실상 5월13일의 장학증서 수여는 법령이나 조례에 근거가 없는 기부행위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외문화체험 장학금의 경우도 그동안 실시되지 않다가 이번에 신설돼 선거일 직전에 지급됐고 다른 장학금에 비해 수혜대상이 넓고 금액도 많아 불법기부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구청장이 지난해 구청 예산을 들여 8000여명에게 구청장 명의의 연하장을 보낸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박 청장은 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지면이나 친교가 있는 자'뿐만 아니라 지역 내 전·현직 통반장, 직능단체 회원, 구정 참여 접견인사 등 일반 구민들에게도 연하장을 보냈다. 또 의례적인 인삿말과 함께 지방선거 출마 의사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를 삽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파구청 측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외부의 장학금을 기증받아 행정적인 지원 절차를 밟았을 뿐"이라며 "장학재단 자체도 구와 관계없이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곳으로 구청장은 장학금 전달식 개최 사실도 모르고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해외문화체험 장학금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신설한 것"이라며 "선관위로부터 불법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아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연하장 발송에 대해선 "지역사회와 구정 발전을 위해 도와준 사람들에게 의례적으로 인사치레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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