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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원인]정부의 잇따른 ‘늑장대응’에 실종자들 생존확률↓

최종수정 2014.04.18 10:23 기사입력 2014.04.1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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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장비 조달지연, 수색지연, 보고지연 등 ‘늑장대응’
-대통령 말 한마디엔 5분 만에 해결돼

[아시아경제 목포=최동현 기자] ‘세월호’의 침몰이 사흘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사고 당일을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추가로 발견되지 않고 있다. 구조장비 조달지연, 수색지연, 보고지연 등 정부의 각종 늑장 대응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현 상황에서 선체 안에 남아 있는 실종자들의 생존 확률은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다.

17일 오전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선체에 공기를 주입해 배를 들어 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은 박준영 해양수산부 어촌양식국장의 말은 이와 달랐다. 박 국장이 “오후 5시에 침몰 여객선으로 공기주입 장비가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하자 실종자 가족들은 거칠게 항의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그때 들어가면 애들은 다 죽으라는 소리냐”라며 “네 아들이 거기 있었으면 이렇게 했겠느냐”라고 소리쳤다. 침몰사고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가장 먼저 도착했어야 할 공기주입 장비가 배가 가라앉은 다음 날 저녁이 돼서야 들어가게 됐다는 사실에 실종자 가족들이 감정을 숨기지 못한 것이다.

단상 밑에서 박 국장의 브리핑을 지켜보던 실종자 가족 박모(49)씨는 “아까는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더니 이제는 오후 5시에야 장비가 도착한다고 한다”며 “정부가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다른 학부모 유진수(54)씨 역시 "도대체 당신들이 어제부터 오늘까지 한 일이 뭐냐"라고 울부짖었다.

매시간 지연되는 수색작업 지연도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 사고 당일인 16일 오후에는 수중 시야가 20㎝에 불과하고 유속도 시속 8㎞ 정도로 매우 강해 수색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실종자 가족들의 거친 항의가 빗발치자 해경·해군 합동구조대의 잠수인력들이 17일 오전 12시30분에 수색작업을 재개했지만 결국 1시간 만에 철수했다.

상황을 보다 못한 다수의 실종자 가족은 배를 타고 사고 현장에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현장에 다녀온 한 안산 단원고 학부모는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라며 “우리가 직접 가보니 대부분 손을 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부실한 연락망 체계로 인한 보고지연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진도 실내체육관에 대부분의 실종자 가족이 집결해 있었지만 이들에게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할 상황판이나 즉각적인 질문에 답해줄 책임자는 부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 실종자 가족은 "이곳엔 우리들이 수색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상황판 하나 마련돼 있지 않다"며 "그동안 당국에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사고 후 이틀 동안 이행되지 않았던 실종자 가족들의 이 같은 요구는 이날 오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단 5분 만에 해결됐다. 박 대통령이 이주영 해수부장관에게 "지금 즉시 실종자 가족들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실종자 가족들은 “대통령말만 듣고 우리말은 그동안 무시한 거냐”라며 “국민의 말은 무시하고 대통령의 말만 듣는 공무원은 당장 물러나라”라며 분노했다.

한편, 정부의 이 같은 지연움직임에 실종자 가족들의 감정은 극에 달하고 있다. 가족 중 일부는 주먹을 휘두르거나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한때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한 학부모는 “정부의 거짓말 때문에 못 살겠으니 그냥 여기서 휘발유 뿌리고 분신하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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