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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코트디부아르, '아프리카의 한국' 꿈꾼다

최종수정 2014.04.01 11:19 기사입력 2014.04.0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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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서승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코트디부아르는 우리에게 그저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 국가에다 아직까지 '내전' '카카오' '상아'라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나라로 통한다. 그런데 베일을 내리는 순간 우리와 꼭 닮은 이부아리앵(코트디부아르 국민)을 보게 된다.

매운 맛을 아는 민족이 동서양 통틀어 그리 많지 않다. 우리에게는 '매운 맛=한국인'이란 공식이 있는데, 뜨겁고, 매운 맛을 이열치열의 정신으로 즐기는 민족이 이부아리앵이다. '케제누 드 풀레(Kedjenou de Poulet)'와 '케제누 드 푸아송(Kedjenou de Poisson)'은 각각 우리나라의 닭볶음탕, 생선 매운탕과 유사한데 쌀밥에 곁들여 자주 먹는 대표 음식이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매운 음식을 찾듯이, 이곳 사람들은 케제누 음식을 찾는다. 케제누 음식을 잘하는 여자는 얼굴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국 고춧가루와 아프리카 피망으로 스트레스를 털고 다시 일어서는 오뚜기 정신이 양국 국민들의 정서에 깃들여 있지 않나 생각된다.

많은 아프리카 도시들의 밤거리는 조용하다. 그러나 이부아리앵은 밤 문화를 즐겨 밤거리가 활기차다. 공간이 좁고, 의자가 불편해도 우리가 포장마차를 찾듯이 이부아리앵도 길가나 시장 옆에 선 간이 노상식당(Maquis)을 찾는다. 이곳 노상식당에 열대야의 찜통더위에도 냉방시설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주량으로도 우리와 많이 닮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중 나이지리아에 이어 와인ㆍ샴페인 수입국가 2위다. 여기 인구가 나이지리아의 7분의 1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부아리앵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2011년 와인 수입량은 3만3000t으로, 연간 판매량이 138% 증가한 와인 판매회사도 있다.

코트디부아르에 태권도가 처음 전파된 것은 1968년이었다. 5년 후 태권도협회가 창설됐고, 그 후 코트디부아르는 1975년 월드컵 태권도대회에서 3위를, 1985년에는 2위를 차지했다. 4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코트디부아르 태권도협회에 등록된 유단자 선수만 3만여명이며 전국에 2000개 이상의 자생적인 태권도 클럽이 있다. 2012년도 불어권 태권도대회를 주최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월드컵 태권도대회를 주최해 남자부 경기 준우승, 여자부 경기 3위라는 성적을 올려 태권도 강국이 됐다. 현재 코트디부아르 태권도협회는 아프리카 전역에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태권도회관을 건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차렷! 경례!"를 자연스럽게 외치는 이들을 보면, 태권도에 내재된 한국인의 혼을 낯설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가 1960~80년대에 한강의 기적을 일으켜 현재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 코트디부아르도 1960~80년대 경제 기적을 이뤘으나 지난 15년간 내전과 사회 갈등으로 얼룩진 시기를 보내고, 이제 다시 2020년 신흥국 진입을 목표로 아프리카의 경제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9.8%, 2013년 8%에 이어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도 8%에 이른다.

지난 1월 말 아비장에서 15년 만에 열린 제4차 코트디부아르 투자 포럼은 100여개국에서 4000명의 참가자와 약 9억달러의 투자 의향 등 성과를 올려 코트디부아르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현재 220억달러 상당의 국책 프로젝트 114개가 도로, 항만, 발전 분야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서부아프리카 15개국 중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역내 경제 중심국으로 한국을 자국의 성장모델로 인식해 한국과의 협력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가 2012년 이후 신규 자동차 등록 기준 1위를 차지했고 한국산 휴대폰과 가전제품 등의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 만이 이부아리앵 눈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베일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알라산 우아타라 대통령은 코트디부아르를 '아프리카의 한국'으로 만들려는 부활의 꿈을 갖고 있다. 한국을 배우고 우리와의 협력을 꿈꾸는 아프리카 이웃사촌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서 우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때다.

서승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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