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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초대편집장 홍순흥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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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성경말씀…가난한 이웃에 20년째 희망 전해"

"'재미없는' 잡지죠"
올해 3월호로 창간 20주년을 맞는 월간지 '야곱의 우물(바오로딸 출판사)'의 초대 편집장 홍순흥 수녀(사진·75)는 '재미없는' 이라는 수식어를 서슴없이 사용한다. 그녀는 '더 재미있게'라는 대세를 거스르는 모험을 20년 전에 감행했다. 홍 수녀는 "보다 재밌는 걸 실으라는 주문은 지금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재미'를 추구하고 시류에 따르기보단 어떻게 하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성경말씀을 '재밌고 쉽게' 전할 수 있을까만 고민한다"고 말했다.

잡지는 그 이름 '야곱의 우물'에 발간 목적을 그대로 담고 있다. 구약에 나오는 야곱의 우물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支派)를 낳은 야곱이 아들들과 함께 마신 우물이다. 신약에서는 버림받은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와 만난 생명의 장소다. 예수는 야곱의 우물가에서 이 여인을 통해 이방에 복음을 선포한다.
"성경잡지 발간은 꿈도 꾸지 못했어요." 홍 수녀는 20년 전 잡지 창간을 망설이던 순간을 떠올렸다. 적은 인원으로 출판 일을 겨우 소화해내고 있을 때였다. "젊은 신자들과 교회 일을 많이 돕던 김수복 선생님(70·일과놀이출판사 대표)이 성경잡지를 내자고 하는데 엄두가 안났죠." 그러나 홍 수녀는 모든 게 갖춰졌을 때 무언가를 시작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는 항상 어렵다. 가난한 사람들 중에도 더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일이니 해야 했다"고 말한다.

1000원으로 시작한 '야곱의 우물'은 20년이 지난 지금 겨우 2800원으로 올랐다. 남는 이익은 없다. 홍 수녀는 "잡지 발간은 거의 무료 봉사 수준"이라고 말한다. 광고는 책과 공익 광고뿐이다. 기업광고를 할 수 있지 않냐고 묻자 그녀는 "요즘 기업들이 양심적으로 일하는 데가 얼마나 되겠냐"며 "그런 광고를 받아서 잡지를 낸다면 발간의 의미를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현직 필진을 보면 작가 공선옥씨와 고 권정생 선생, 박재동 화백, 성염 전 주 교황청 대사,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인 송봉모 신부 등 쟁쟁한 인사들이 많다. "일상의 삶과 현실이 신앙의 터전"이라는 믿음대로 잡지에는 성경말씀 외 환경·생명·인권·부와 가난 등 오늘의 사회 모습을 돌아보는 코너도 있다. 그녀는 "강정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철도·의료 민영화 논란 같은 사회문제의 근간에도 '영적 빈곤'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자살률과 청소년의 게임중독 문제도 삶의 목적을 잃고 삶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며 "방황하는 청소년을 위한 인터넷 프로그램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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