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총재 임기 두 달이나 남았는데… 너무 이른 '중수실록(實錄)'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총재 임기 두 달이나 남았는데… 너무 이른 '중수실록(實錄)'
AD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은행이 3월에 퇴임하는 김중수 총재의 공적을 망라해 자료를 펴냈다. 김 총재의 임기가 두 달 이상 남은 지금, 사실상 간추린 '중수실록(實錄)'을 펴낸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간단한 통계 해석이나 자료 공개에도 수세적인 한은이 청하지 않은 자료를 생산해 언론에 알리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A4 7장 분량의 자료에는 한은이 평가한 김 총재의 치적이 빼곡히 담겨있다. 한은은 24일 이 자료를 통해 "김 총재 취임 뒤 조직의 개방성과 인력 구성의 다양성이 확대됐고,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가 구축됐으며, 대내외 소통이 강화됐고, 조사연구 자료의 양적·질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기술했다.
구체적으로 한은은 "국제기구나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교류가 확대됐고, 성과연봉제 대상을 늘렸으며, 업무성과에 기반해 승진 기회를 줬다"는 점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또 "자주 간담회를 열고 여러 회의에 참석해 시장과의 소통,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조사 보고서 발간 횟수가 늘고 주제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총재는 지난 연말 송년회에서 "2013년에만 432건의 보고서가 발간됐다"며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정부 부처나 민간기업에서 퇴임하는 수장의 재임 중 공적을 책으로 정리해 당사자에게 선물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퇴임까지 상당 기간이 남은 현직 수장의 공적을 정리해 언론에 전하는 상황은 낯설다.

이런 자료가 생산·공개된 배경에 대해 한은 측은 현 총재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새 총재 후보들이 거론되면서 한은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실상이 왜곡되거나 잘못알려진 경우가 많아 이를 바로잡고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김 총재의 공적이 제평가를 받지 못해 근거 자료를 줬다는 얘기지만, 차기 총재 인선 작업이 오리무중이어서 현 총재 연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지금, 한은의 처신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조들이 왕의 사후에 실록을 공개하고, 재임 중 사초(史草)를 볼 수 없게 한 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퇴임이 임박한 것도 아닌데 이런 자료를 내는 건 부자연스럽다"고 꼬집었다.

발권력을 가진 한은 총재는 거시경제의 파수꾼이며 금융기관 최후의 보루다. 시중 통화량을 조절해 물가를 잡는 게 주된 임무다. 연봉은 3억5000만원이지만, 정부의 비용절감 원칙에 따라 올해부터 7000만원(20%)이 삭감된다. 후임 총재는 올해부터 국회 청문회를 거치는데 아직 뚜렷한 후보군은 좁혀지지 않았다.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 이 학교 조윤제 교수, 박철·이주열 전 부총재 등이 거론된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