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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사 위협하는 '일본'…원高엔低 탓

최종수정 2014.01.06 14:28 기사입력 2014.01.06 14:20

환율 호재 일본업체들 글로벌 수주시장 적극 공략
국내업체들, 환헤지 등 보호장치에도 손실 불가피…"일본과 협력하는 전략 세워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일본 건설사들의 반격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사들은 저마다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를 이유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강해진 일본 건설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탓에 해외수주 환경이 악화됐다. 지난해 천문학적 적자를 경험한 건설사들은 환율이 자칫 또 다른 복병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보완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日 건설사, 시장공략 강화= 미국 건설경제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의 '2012년 세계 250대 해외건설기업 매출 분석'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비중은 전체의 8.1%(414억달러)로 세계 6위다. 일본은 전체의 4.1%(210억달러)로 세계 8위다.

글로벌 해외건설 시장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2009년만 해도 한국은 점유율 4.3%로 12위였고 일본은 점유율 4.6%로 7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2010년 한국은 716억달러로 역대 최고액을 수주하며 세계 7위가 됐고 일본은 12위에 그쳤다.

그런 일본이 다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엔저현상이 지속되며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덕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최근 일본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수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 건설사들이 입찰을 포기했던 국가 수주전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일본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100엔당 1006.06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원ㆍ달러 환율은 1055.5원으로 개장했다. 특히 엔화 환율은 현재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 2일에는 심리적 저지선인 1000원선 아래로 떨어진 997.15원을 기록했다.

◆국내 건설사는 여건 나빠져= 엔화와 달리 원화는 고공행진이 이어지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업체들은 해외 공사대금을 달러베이스로 계약한다. 달러로 대금을 받아 원화로 바꾸게 되면 이익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토목ㆍ건축 분야가 타격을 크게 받게 됐다. 플랜트 분야는 국내 기자재 공급비율이 25% 남짓으로 낮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원화강세로 인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

이에 대형 건설사들은 환헤지 등으로 환율 변동 손실 위험을 줄이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일정한 환율 변동에 따라 금액도 연동시키는 조항을 마련해놓고 있으며 환헤지하는 금융상품에도 가입해 이중 삼중 보호장치를 만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결제 통화로 달러베이스 계약을 늘리고 환헤지나 선물환 거래로 환율 손실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환율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찰 참여 때마다 환율변동으로 인한 마지노선을 내부적으로 정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화강세가 길어진다면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형사 관계자는 "프로젝트마다 다르겠지만 턴키방식으로 들어가면 예측 못한 환율 급변동에 무방비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며 "환헤지를 한다고 해도 금융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하면 단 한 푼의 세전이익을 건질 수 없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고 걱정했다. 발주처와의 갈등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최근 일부 건설사는 환율 조항에 따른 해석 차이로 수백억원가량 손해를 볼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日과 전략적 협력 강화해야= 이에 건설사마다 원고현상에 대비하면서도 일본업체와 협업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 실장은 "건설사들은 환율헤지나 계약통화 다변화 등으로 환율변동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일본업체들을 경쟁상대로만 보지 말고 협업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실장은 일본 금융시장은 국내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공적개발원조(ODA)도 국내의 10배 정도로 많아 일본 종합상사 등과 동반자 관계로 신흥시장을 공략하면 일본 금융기관 자금도 공동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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