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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로또 모기지' 당첨되고도 포기…왜?

최종수정 2013.10.18 11:28기사입력 2013.10.18 11:17

집 주인이 가격 올려…접수 시점과 가격 차이로 계약 안돼
마감 하루 앞두고 2300여명(약 76%)만 최종 접수

공유형 모기지 대출의 접수 시점과 매매계약 시점 간 가격 차이가 커지는 등 변수로 인해 약 15%의 당첨자가 대출을 포기할 전망이다. 사진은 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취급하는 서울의 한 우리은행 지점.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정부가 처음 도입해 출시된 20년짜리 공유형 모기지 대출상품으로 내 집 마련 꿈을 이루게 된 김형기(35·가명)씨. 지난 9일 우리은행에서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의 기쁨은 17일로 물거품이 됐다. 대출 대상으로 확정했던 물건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사전 상담을 받은 서울 공릉동 한 공인중개업소를 다시 찾았는데 집주인이 집값을 1000만원 올렸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모기지 상품 조건에서는 대출신청 때 예상 매매가격과 실제 매매가격 차이가 커질 경우 대출 대상에서 제외토록 규정돼 있다.

공유형 모기지 대출 대상자로 선정된 2975명의 마지막 서류접수가 한창이던 17일. 우리은행 각 지점에선 매매계약서 등 최종 서류 확인 절차 중 포기자가 속출했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생겨서다.

국토교통부와 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취급하는 우리은행에 따르면 서류접수 마감일을 하루 앞둔 17일까지 전체 대출 대상자 가운데 약 76%인 2300여명만이 접수를 완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주일 동안 진행된 서류접수 마감이 18일 끝난다"면서 "전체 대상자의 80%대인 2500여명이 접수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전상담과 온라인 접수, 1·2차 대출심사, 한국감정원 현지실사 등 치열한 경쟁과 수차례의 절차를 끝낸 사람 중 약 500여명이 대출을 포기한 것이다. 사연은 다양했지만 인터넷 접수가 진행된 시점과 실제 매매계약을 하는 시점에서 가격의 차이가 큰 게 문제였다.

공유형 모기지 대출을 담당하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 지점에서 상담을 받고 대출 대상자로 선정된 12명 중 9명이 마지막 서류 접수를 완료했다"면서 "이분들은 모두 주택 매매계약까지 끝내고 접수에 나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을 포기한 한 분은 예상매매가격과 실제매매가격의 차이가 커서 결국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다운계약서 작성 우려와 시세 왜곡 등을 차단하기 위해 3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가격의 2% 범위 내, 그 이상 주택은 600만원까지만 예상과 실제 거래가격 차이를 허용했다. '8·28 전월세대책' 이후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점도 변수가 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7주 연속 상승했다.

모든 기준을 충족해 공유형 모기지 대출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로 갈아타는 경우도 있었다. 20년 후 집값 상승이 기대되면서 매각할 때 발생한 수익을 국민주택기금과 나누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달 11일 공유형 모기지 상품 출시 발표가 난 뒤 매물을 찾아보고 추석 연휴 이후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은 무리 없이 대출에 성공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를 샀다는 이모씨는 "전셋집 찾아서 이리저리 떠도는 게 지겨워 집 장만을 생각해 왔다"면서 "마침 모기지 상품이 나왔고 시기에 맞춰 미리 계약을 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 공유형 모기지 대출의 추가 모집 대상 범위와 시기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최종 단계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대출을 포기한 사람도 다음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모집에서 대출에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이 온라인 접수 전에 매매계약을 이미 체결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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